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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복원·활성화, 협업으로 희망 찾아야”
“마을 공동체 복원·활성화, 협업으로 희망 찾아야”
  • 장혜연 기자
  • 승인 2019.05.15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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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5. 가파도에서 본 제주 농촌의 미래

주민·행정·전문가 등 매칭 통해 다양한 시도 추진 바람직
가파도 프로젝트 성과 속 일부 부동산 투기 우려 아쉬움
마을 사업 결과물 인센티브 지원 등 통해 보석 만들어야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황금보리 축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황금보리 축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지가 목마름을 호소하고 있다. 트랙터로 밭을 일구는 데 트랙터는 보이지 않고 뿌연 흙먼지 무더기만 보인다.

비다운 비가 언제 내렸는가 싶다.

서부지역 중 일부 중산간 마을은 이미 격일제로 농업용수를 공급한다고 한다. 농염한 감귤향기는 섬 전체를 뒤덮고 있지만 만개한 감귤꽃이 제대로운 결실 결과를 줄 지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해마다 반복되는 봄 가뭄이지만 올해 봄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 창으로 확인해도 해갈을 위한 비 소식은 감감하다. 여름작물을 파종해야 할 우리네 농심 역시 타들어간다.

이 가뭄에도 담벼락의 붉은 장미는 현란한 꽃을 피우고 지나는 이의 시선을 잠시 멈추게 한다.

계절의 여왕 5월도 이제 중턱을 지나고 있다. 감사와 축하의 계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스승의 날 등. 농촌마을 마을마다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큰 잔치를 벌이는 어버이날이 국가지정공휴일이 아니라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농촌마을을 지키고 가꾸어 온 농촌마을의 모든 어르신들은 우리 모두의 아버이이자 어머니이시다. 그분들을 찾아 뵙고 넉넉한 감사의 인사를 드림은 그 어떠한 일들보다 우선이 돼야 한다. 이 날은 모든 부모님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서로가 자식 자랑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자녀들 역시 이 날만큼은 어디에 있든 감사의 마음으로 부모를 찾거나 안부 전화를 해야 마음이 편안한 날일 것이다.

어버이날, 어르신들을 대접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이 분들도 감사의 대접을 받아야 할 분들인데….
어버이날, 어르신들을 대접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 이 분들도 감사의 대접을 받아야 할 분들인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감사의 마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감사의 마음이 적어질수록 배려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농촌공동체 복원사업 또는 활성화 사업도 같은 맥락이라고 여겨진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을 펼치고 적지 않은 예산들을 농촌마을에 쏟아 붓는다. 농촌다움의 유지보존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있지만 결과물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마을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투입된다. 지방정부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행정 지원과 사업 수탁 기관의 역량, 더 나아가서 여러 가지 형태의 중간지원 조직들이 마을사업의 연착륙을 위한 노력들을 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마을사업의 결과물들이 언론과 의회의 질타의 대상이 된다는 것에 많은 반성을 해 보아야 될 것이다. 다만 질타만 할 뿐이지 체감도가 높은 대안 제시는 하지 못 하는 것도 그들의 수준이며 마을 또한 사업대상지로 선정되어지는 것이 지상 최대의 과제처럼 인식되고 있고 선정된 사업들의 가치가 10년 후, 50년 후 어떠한 결과물을 낳을 지에 대한 관심이 어쩌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아니 마을사업에 대한 외부의 수많은 노력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그러한 노력과 투자가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풍토가 이미 타성에 젖어서 보여지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감사의 마음이 전제되어 진다면 그 고마움에 대한 보은은 당연히 따라갈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선택된 마을로서 국민들의 세금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명감과 감사의 마음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라는 반성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지난 330일부터 오는 21일까지 44일간 가파도 일대에서 청보리 축제가 개최된다. 제주도에서는 청수반딧불이축제(61()~714())와 더불어 최장 기간 진행되는 지역축제이다.

필자 또한 축제가 마무리 되기 전 5월 초에 몇몇 동지들과 가파도를 방문했다. 제주도에 많은 세수를 안겨주는 H 기업에서 가파도에 100억대 이상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가파도 프로젝트가 2012년도부터 추진되었다. 수 년 전 사업계획 당시에 필자에게 특강 요청이 있어 가파도 마을 회관을 꽉 채운 가파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두 시간여 동안 마을만들기사업에 대한 리더와 주민들의 역할에 대해서 강의를 했던 기억이 강한 곳이었다.

필자의 특강이 끝나고 H기업에서 사업설명회를 시작할 때에 맞춰 표출된 지역주민들 간의 골 깊은 갈등을 확인하는 순간,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그 날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가파도가 아니었다.

가파도에 도착해서 본 섬을 쳐다보았을 때의 그 큰 감동, 한라산의 웅장함과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송악산과의 절묘한 조화에 내가 제주 사람이라는 큰 자부심을 갖게 하는 그림이 보이는 곳, 가파도도 섬 속의 섬이라는 가치도 있지만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제주도 본섬은 가히 작품이라고 밖에 여길 수 없는 곳, 바로 이곳이 가파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를 편히 조망할 수 있는 가파도는 보물 중의 보물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마라도에서 보이는 제주 본섬도 환상적이다.) 그동안 가파도 프로젝트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많은 부분이 진행되었고 운영이 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갈등의 봉합도 일정 부분 이루어 진 것처럼 보여져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함께 동반했던 행정 공무원의 모습을 보면서 큰 희망을 본다. 가파도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공무원은 가파도 구석구석을 안내하고 해설하면서 가파도 주민보다 더욱 가파리민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는 그 곳에서 몸담고 있는 주민보다 더욱 열정적으로 가파도를 사랑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작 지역주민들은 수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었어도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행정기관에 등을 기대려고 한다. 스스로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일조차도 지원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도 가파도에 투입해야 할 역량이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가파도의 경관과 썩 어울리지 못하는 모던한 구축물과 수 많은 방문객이 있음에도 정비되지 못하는 경관, 제주의 여느 곳과 다름없이 부동산 투기장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다만 공무원의 열정과 소명 그리고 목청껏 호들갑 떠는 아낙네의 모습을 보면서 가파도의 미래 가능성을 보게 되어 그동안 우려의 모습이 희망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 언젠가 필자가 피력했던 것처럼 사업대상지의 마을과 공무원 그리고 전문가들의 매칭으로 멘토, 멘티가 되고 다양한 시도를 해나간다면 가파리의 희망이 제주도 전체 마을로 확산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농촌공동체의 복원과 활성화는 주민만의 힘으로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소명을 갖춘 공무원을 배치하고 결과물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를 주게 되면 제주의 농어촌은 모두가 빛나는 보석이 될 것이다.

그동안 사후 관리에 대한 수많은 의제들을 해결해 낼 수 있는 솔루션을 가파도에서 다소 발견할 수 있어서 제주의 농촌의 미래는 무척이나 밝다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가파도 탐방로를 지나는 길에 방치된 폐가와 정비되지 못한 주변 경관.
가파도 탐방로를 지나는 길에 방치된 폐가와 정비되지 못한 주변 경관.

 

장혜연 기자  jhyx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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