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크루즈터미널, 크루즈 입항에도 제기능 못해
강정크루즈터미널, 크루즈 입항에도 제기능 못해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9.05.1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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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초대형 크루즈선 입항…이동식 승·하선 철제 계단만 설치 '노약자 이동 불편'
철제 계단, 배관 위 고정에 '파손·안전사고' 우려…27억 엘레베이터 시설 '개점휴업'
무거운 짐을 들고 철제 계단을 내려오는 크루즈 승객들 모습
무거운 짐을 들고 철제 계단을 내려오는 크루즈 승객들 모습

600억원을 들인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내 강정크루즈터미널이 준공 후 3년 만에 초대형 크루즈선의 입항이 두 번째 이어졌지만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오전 7시 서귀포시 대천동 제주해군기지 내 강정크루즈터미널.

축구장 3배 길이의 144000t급 초대형 크루즈선인 마제스틱 프린세스호가 거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대만 기륭항에서 출발한 마제스틱 프린세스호는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5300여 명을 태우고 일본 나가사키와 여수를 거쳐 이곳 강정크루즈터미널로 입항했다.

승객과 승무원 등 4000여 명은 미리 대기한 전세 및 셔틀 버스 70여 대에 올라타 성산일출봉과 매일올레시장 등으로 관광을 떠나거나 개별적으로 제주 관광에 나섰다.

문제는 크루즈선과 크루즈항을 연결하는 이동식 간이 승하선 시설이 철제 계단으로만 설치돼 만조에 따른 계단 경사도가 급격해지면서 이동약자들의 이용 불편이 잇따랐다는 점이다.

실제로 휠체어가 필요한 노약자는 물론 유모차를 든 가족단위 관광객 등 이동약자들은 무거운 휠체어와 유모차 등을 들고 노약자를 부축하면서 경사도가 높은 철제 계단으로 승하선해야 해 불편 민원을 제기했다.

강정크루즈항 내에는 철제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가 탑재된 타워형 탑승교가 있지만 지난 3월 강정크루즈항에 첫 입항한 148528t급 퀸 메리 2호의 승하선 때와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았다.

무용지물 상태인 타워형 탑승교(승·하선시설)
무용지물 상태인 타워형 탑승교(승·하선시설)

이 때문에 제주도가 20177월쯤 총 273800만원을 들여 강정크루즈항 맞춤형으로 관급자재 제작설치로 구매한 이동식 승하선 시설인 타워형 탑승교 4대 모두가 개점휴업 상태다.

이런 가운데 철제 계단이 크루즈항 바닥 구간에 있는 배관(물 송수관)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두꺼운 철판을 깔고 그 위에 고정, 배관 파손은 물론 승객 추락사고 우려 등 안전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강정크루즈터미널에 있는 승하선 시설의 통로는 길이가 짧아 크루즈선에 최대한 밀착하기 위해서는 바닥에 있는 배관을 조심해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동식 승하선 시설 사용 여부는 입항한 크루즈선이 결정하는 일이라며 크루즈선마다 승하선 구간의 높낮이가 다르다. 또 강정크루즈항의 간조, 만조로 인한 해수면 높이도 다르기 때문에 사용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린세스호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서귀포시내와 매일올레시장, 중문관광단지 등을 둘러본 후 이날 오후 7시쯤 프린세스호를 타고 모항인 대만 기륭항으로 돌아갔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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