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어메이징! 숙성고기 전성시대~
에이징! 어메이징! 숙성고기 전성시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14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연철 제주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논설위원

숙성 소고기, 숙성 삼겹살 판매!

지금까지 우리는 마블링이라는 근내지방을 통해서 소고기의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이 높은 고기를 좋은 고기라 생각하며 지방의 맛을 즐겨왔다.

하지만 20191월 소고기 등급 판정이 개정되면서 근내지방도 위주의 육질 등급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육색, 지방색, 조직감 등 여러 항목을 측정해 최종 등급을 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소비자들도 고기 특유의 풍미와 식감을 취향에 맞게 살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등급이 낮은 소고기를 숙성해 독특한 풍미를 내는 숙성육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대형할인점에서 다투어 숙성육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언론매체에 유명 요리사가 출연해 숙성육을 이용해 요리하고 풍미, , 식감 등에 대해서 극찬하는 방송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과연 숙성육이란 무엇일까? 마트에서 판매하는 고기도 숙성이 된 고기다. 고기는 도축 후 사후강직이 일어나 질긴 상태가 되고 2~3일 냉장고에서 숙성해서 근육이 풀린 상태의 부드러운 고기가 된다. 이러한 숙성방법을 기본으로 해 풍미와 식감을 극대화하고자 건조 숙성육’, ‘침지 숙성육’, ‘습식 숙성육등 다양한 숙성육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숙성방법들은 최근 들어 독특하고 고유한 풍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 개발된 것들이다. 진공포장이 개발되면서 소고기의 운송, 보관, 숙성에 기본적으로 사용됐으며 품질 변화의 최소화, 유통기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진공포장 방법은 지속해서 사용됐다. 이러한 진공포장이 개발되기 전에는 건조 숙성이 고기의 풍미와 연도를 증가시키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건조 숙성은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 시켜 자연적으로 효소의 작용과 단백질의 분해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향미 성분 생성과 연도의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이다. 수분 손실로 인해 중량이 감소하고 외부에 노출된 부분은 탈수로 인해 탈색돼 제거하는 2차 손실이 발생해 판매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건조 숙성육 특유의 풍미와 식감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경우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숙성육의 가치를 소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숙성방법의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최신 숙성 방법들이 개발 중이고 제주에서도 화산송이를 활용해 풍미 향상과 숙성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제주대-대한축산유통 협동 연구).

마블링을 중요시하던 일본 소비자들도 숙성육에 대한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숙성에 사용하는 고기는 지방 함량이 낮은 등급의 고기를 숙성해 고급육처럼 변화시켜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을 심어줘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숙성방식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숙성육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숙성방법을 규격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제주의 귀중한 천연자원인 제주흑우의 경우 맛과 풍미, 영양적 가치가 인정돼 고급화를 위한 개량과 증식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연간 300두가량만 도축될 정도로 생산물량이 적고 1등급 이상의 비율도 한우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등급과 관계없이 제주흑우에는 올레산이 55%가량 함유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제주흑우연구센터).

이처럼 제주 고유의 제주흑우육을 활용해 맞춤형 숙성을 통해서 감칠맛을 극대화하고 풍미와 소비자의 취향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숙성은 느림의 미학이다. 긴 시간 동안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정성을 들여야 부패하지 않고 숙성이 된다.

제주의 큰 가치 중 하나인 다양한 동물자원도 단순 생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기다림의 정성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하에 발전하는 잘 숙성된 효자산업이 되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