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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가족사진
  • 제주일보
  • 승인 2019.05.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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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애월고등학교 교사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사진 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딸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 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우리 엄마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가족사진이라는 노래가 기타 반주에 어울리는 구슬픈 음악으로 방송을 통해 들려온다. 가수의 가족사를 그린 가사라고 한다. 유행가 가사가 마음에 와닿으면 나이가 드는 것이라 했는데 요즈음 유행가 가사가 나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을 실감할 때가 많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후 성인이 돼 있는 자신이 아버지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어느 가정이나 크고 작은 행복과 불행이 하나쯤 생기기 마련이다. 바쁘게 살아온 우리네 현실에서 누구나 가족사진에 대한 추억은 있다. 철없던 사람들이 어른이 돼 아빠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지나간 시간과 노력을 추억한다.

부부가 함께 자녀를 양육해야지만 병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어머니가 자식을 키우며 애달픈 시절을 보낸 이야기로 어느새 어머니는 늙은 여인이 된 모습에서 젊었던 어머니를 작가는 회고한다.

가족 안에서 한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꽃피는 봄, 무더운 여름, 열매를 맺는 가을, 눈보라 치는 겨울을 수없이 지나며 부모는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고왔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며 웃음꽃 피우길 소망하는 아름다운 가사가 가슴으로 내려앉는다.

우리 집에 들어서면 거실 가운데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작은 아이가 유치원 시절에 찍었다. 20051231일이 유효기간의 마지막 날인 가족사진 촬영권으로 시내에 있는 사진관에서 찍었다.

15년이 훌쩍 지나 빛바랜 사진은 엄마, 아빠는 젊어 보여서 좋지만 작은 아이 모습이 완전 다르다. 성인으로 성장한 아이가 아기 모습이어서 그대로 둘 수 없어 사진을 다시 찍어야 좋을 듯했다. 그런데 가족 4명이 다 같이 있는 날과 사진관이 문을 여는 날을 맞추기가 정말 어렵다. 남편은 육지에서 근무해 제주에 올 때는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은 아이가 일을 시작했는데 서비스직종이다 보니 주말에 더 바쁘다.

5월 가정의 달 기념으로 드디어 우리 가족사진 찍기에 성공했다. 금요일 오후 남편 비행기 시간을 맞추고 사진관에 예약하고 늦어도 7시에는 도착하겠다고 부탁을 해놓고 준비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온종일 비가 내린다. 10년은 걸어둘 사진이기에 좀 더 예쁘게 머리도 만지고 있는 대로 멋을 부렸는데 그 노력에 아랑곳없이 비를 맞고 사진관에 도착했다. 가족사진도 유행을 타는가 보다. 점잖게 앉기보다는 다양한 포즈를 연출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그 중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을 거실에 붙이기로 했다.

일주일 후 가족사진이 도착했다. 거실에 새로운 사진을 붙였고 같이 따라온 작은 사진들은 각자의 지갑에 잘 간직하도록 나눠 가졌다. 모두가 흩어져 서로 다른 곳에서 생활하지만, 항상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는데 든든한 지짓돌이 되는 가족사진이다.

다음 가족사진을 상상해 본다. 10년 쯤후에는 아들들에게는 사랑하는 아내들이 옆에 있고 각각의 가정에서는 새로운 귀여운 가족들이 함께 있겠지?

부모님 집에 있는 대가족사진이 그리워 오늘은 부모님 집에서 사진에 있는 가족들이 맛있는 저녁을 해야겠다. 사진 속에 있는 아버님이 하늘나라로 가신지 어느새 일 년이 훌쩍 지났다. 그리운 아버님~.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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