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통 보수’가 걱정이다
‘꼴통 보수’가 걱정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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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는 옛날이 좋았지! 왜 이놈 저놈 나와서 자꾸 바꾸려 드는지 몰라라는 말을 한다.

보수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며 점진적인 발전을 검토하는 주의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는 조금이라도 다른 것이 나라에 해가 되는지 아닌지를 검토한다. 진보의 불안정성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보수주의자들이 이승만에 대해 내리는 평가도 문제다.

이승만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시죠! 이 분이 한국전쟁 당시 미국 형님한테 SOS 쳐준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가 북괴 놈들한테 안 넘어가고 이렇게 잘살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승만 만세! 멸공의 횃불 만세! 미국 형님 만만세!”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더욱 가관이다.

박정희는 반신반인으로서 지지리도 못 살던 우리 민족에게 젖과 꿀을 주신 분입니다. 이 분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어떻게 지금 따뜻한 밥을 먹고 살 수 있었을까요! 이 분의 따님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진보는 꼰대고 보수는 꼴통이다라는 말이 있다. 꼴통보다는 꼰대가 낫지 않느냐는 항변도 있다. 현재와 같은 보수와 진보의 논쟁으로는 21세기의 변화를 분석할 수 없다. 보수와 진보의 진부한 논쟁은 권력 투쟁만을 위한 반대를 위한 반대의 퇴행성을 부추길 뿐이다.

요즘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극우적 경향을 띠면서 꼴통 보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가 무덤 속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정부의 국정철학이 돼 당··청을 장악한다고 말했을 때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원내대표까지 극우 정치를 선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막간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행태를 보면서 자유한국당은 합리적 보수정당이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국내 극우 정치는 대통령 탄핵에 극렬히 맞섰던 이른바 가짜 태극기 세력이 정치적인 포악성과 폭력성을 근거해 만들어졌다.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이를 여과하고 정화해 대처해야 하는데 그대로 받아들였다. 극우 정치가 자유한국당 심장에 똬리를 튼 것은 너무 위험하다. 극우로 가는 자유한국당이 참으로 위험스럽다는 이야기이다.

극우 정치는 족보도 없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자신들을 한 순간에 파멸로 몰고 갈 위험한 선택이다. 5·18 망언과 세월호 모욕, 이런 문제에서 벗어나는 회피 수단일 수 있다.

정치 극단주의(Political Extremism)는 극단적인 진영 논리를 우선적으로 내세워 비합리적인 행동으로 치닫는 정치 성향을 일컫는다. 좌파 성향의 정치 극단주의자들의 경우 빨갱이’, ‘좌좀’, ‘좌빨이라 불리며, 우파 성향의 정치극단주의자들의 경우 애국보수’, ‘수구꼴통’, ‘우좀’, ‘토착왜구라고 불린다. 물론 중도는 회색분자라고 논외로 친다.

그 주요 증상으로는 선동하거나 당하며 날조와 조작된 자료를 잘 이용한다. 진영논리에 매몰돼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의 잘못은 관대하게 넘어가거나 변명한다. 그 반대 진영에 대해서는 사소한 흠에도 비난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뭐든 간에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악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사람이나 단체를 너 수꼴, 너 좌좀식으로 정의하는 순간 욕설이 돼버린다. 우익의 끝에는 수꼴이 있고 좌익의 끝에는 좌좀이 있다.

보수도 없고 진보도 없고 수꼴좌좀의 판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과거 비대위까지 만들어 보수의 재건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것이 결국 또 한 편의 공염불이란 것을 증명하는 꼴이 아닌 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정녕 자유한국당은 국민 소수의 지지를 받는 보수꼴통으로 남고 싶은 것일까? 자유한국당의 지나친 극우 민족주의 행각으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잔영을 떠오르게 한다.

거리로 뛰쳐나가고 악을 쓰는 자유한국당을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한국 정치가 제 길을 찾으려면 정당부터 정신을 차리고 국민부터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은 늘 깨어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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