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봄 가뭄'에 마늘 상품성 저하 우려
제주 '봄 가뭄'에 마늘 상품성 저하 우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4.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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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고산·서귀포 강수량 작년비 급감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한 마늘 밭에 있는 작물들이 매말라 있다.
25일 서귀포시 대정읍 한 마늘 밭에 있는 작물들이 메말라 있다.

올 봄 제주지역 강수량이 급감하면서 다음 달 수확을 앞둔 일부 마늘의 상품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5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마늘밭. 잎이 노랗게 마르고 열매가 연하게 물러 쓰러져 있는 작물이 눈에 띄었다.

이날 대정읍 마늘밭 곳곳에서는 마늘의 원활한 생육을 유도하고자 마늘쫑 제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올 봄 확연하게 줄어든 강수량때문에 일부 마늘은 상품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1000평(3305.7㎡) 규모 밭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비가 너무 안왔다. 최근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을 때도 5㎜ 정도만 찔끔 내리고 그쳤다”며 “관수를 설치해서 다행이지 날씨는 확실한 ‘봄 가뭄’”이라고 말했다.

농민 B씨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지만 관수를 뿌려도 닿지 않는 작물은 상품성이 낮아 어쩔 수 없이 폐기해야 한다. 비가 시원하게 와주면 작황은 더 좋아질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대정읍과 인접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의 강수량은 21.7㎜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고산리 강수량 175.6㎜와 비교해 153.9㎜나 적게 비가 내렸다.

이달 서귀포시 강수량도 79.4㎜로, 지난해 312.0㎜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대정읍 마늘 농가들은 밭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관수장치를 설치해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관수장치를 통한 수분 공급에도 일부 작물들은 잎이 노랗게 메마르면서 상품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마늘은 뿌리를 잘 내려서 영양분 공급 받아야 하는데 올 봄 비가 너무 안와서 다음 달 수확 때 상품성이 낮은 마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가들은 수시로 관수장치로 물 공급하는 등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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