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따라 들어선 구좌읍 동네책방 '힐링'
제주 올레길 따라 들어선 구좌읍 동네책방 '힐링'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4.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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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네책방 탐방(7)-구좌읍 올레길 편

월정리와 하도리, 종달리를 잇는 해안가는 올레길 20, 21코스
하도리 해녀마을 속 창작공간 '언제라도리틀북스'
조용한 동쪽 마을 종달리 '소심한책방'
할머니 집처럼 아늑한 월정리 '책다방'

제주시 구좌읍은 도내 전통 주거문화와 현무암을 쌓아 만든 돌담‧밭담문화 등 지역적 특색이 많이 보전돼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월정리와 하도리, 종달리를 잇는 해안가는 올레길 20, 21코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약 5년 전부터 이 코스를 따라 동네책방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역 분위기와 맞게 돌집을 개조하기도 하고, 건물 주위에 돌담을 쌓는 등 마을 주거문화의 매력을 살렸다.

서가는 독립출판물과 베스트셀러, 고전 등 책방지기의 감성과 독서 취향을 가늠해볼 수 있게 마련돼 있다. 책뿐만 아니라 제주작가와 손잡은 전시회‧워크숍 개최와 굿즈 판매 등으로 공간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이들은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조용하고 아날로그적인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동네책방이라는 새로운 관광 요소를 제안하고 있다.

인생의 길을 걷다, 혹은 실제 올레길을 걷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곳의 문을 두드려 보자.
 
#언제라도리틀북스

언제라도리틀북스 전경

“해녀 삼춘들이 사는 고요한 마을에서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고, 손님이 직접 창작을 경험하고, 독립출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공간을 꾸려가고 싶습니다.”

독립영화감독과 출판물 제작자가 만나 제주시 하도리 해녀마을에 오픈한 동네책방이 있다.

하도리어촌계 해녀 중에서도 숙련된 ‘상군 해녀’들이 사는 ‘굴동’에 자리 잡은 언제라도리틀북스(대표 하명미)는 제주 동부지역 특유의 옛길과 돌담‧돌집문화 등 시골마을의 정취와 함께 독립출판물과 창작의 매력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2014년 창작공간으로 시작해 2017년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공간은 도내 고유 주거방식 안거리‧밖거리 문화를 활용해 바깥 건물은 책방으로, 안쪽 건물은 갤러리‧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마당에는 4대째 책방지기와 동거해오고 있는 9마리 고양이들이 쉬거나 놀고 가기도 한다.

서가엔 단행본 200종과 독립출판물 100종이 방별로 분류돼 진열돼 있다. 이중 제주코너가 따로 마련돼 제주여행이나 제주문화, 해녀 등에 대한 출판물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책방은 제주지역 작가와 손잡고 대관‧초청 전시 등을 진행하기도 하고, 북바인딩 및 독립출판물 만들기 워크숍 등도 진행하고 있다.

이 책방은 구좌읍 최초로 ‘출판 등록’을 한 곳이기도 하다. 운영은 독립영화감독인 하명미 대표와 독립출판물 제작자인 양영희 전속작가가 맡고 있다.

주소=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1568.
 
#소심한 책방

소심한책방 전경

“인터넷으로 어디서든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책방을 연다니 처음엔 다들 걱정했지만 우린 종이의 촉감과 활자들이 주던 치유와 설렘을 너무 잘 기억하기에 이런 감성을 이해해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란 믿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제주 독립서점 1호’라 불리는 소심한 책방(공동대표 마스터 H와 J)은 수년 전부터 애서가들 사이에서 도내 ‘동네책방 성지순례’ 코스로 꼽힐 만큼 전국적 명소가 됐다.

2014년 5월 제주시 동쪽 끝 고요한 마을 종달리에 자리 잡은 소심한 책방은 신간뿐만 아니라 책방지기인 마스터 H와 J, 책방의 유일한 직원인 요정3호가 선별한 도서들, 출간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좋은 도서들, 그림책, 독립출판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름처럼‘게으르고 느린 책방’ 느낌으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방문자에게 일상을 벗어나 편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양한 기획전과 워크숍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 달 전시로는 안초비 작가의 드로잉 작업 전시가 열리고 있다. 다음 달 10~13일엔 독립출판물 만들기 워크숍 ‘수수하고 소심한 독립출판 클래스’를 연다.

신청은 책방 홈페이지(www.sosimbook.com)로 하면 된다.

또 이들은 최근 ‘밑줄’이라는 출판사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첫 책으로 종달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정만 쉐프의 ‘당신은 당근을 싫어하는군요 저는 김치를 싫어합니다’를 펴냈다.

주소=제주시 구좌읍 종달동길 29-6.
  
#책다방

책다방 전경
책다방 전경

“어릴 때부터 아늑한 느낌이 드는 옛날 시골집의 분위기를 좋아했습니다. 양은밥상 앞에 지긋이 앉아 편안한 가정집 분위기에서 책‧음료를 즐길 수 있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집’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분위기의 아늑하고 따뜻한 동네책방이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6월 제주시 월정리 해변 일대에 오픈한 책다방(대표 조선영)은 1970년대 옛날 분위기를 살려 만들어졌다.

공간엔 좌식 양은밥상과 방석이 자리마다 놓여있어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옛날 서랍장과 양탄자, 난로, 바구니 등 주변 인테리어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서가에는 200종의 베스트셀러 책과 만화책, 잡지, 에세이, 독립출판물 등이 비치돼 있다. 한쪽 서가는 판매용, 한쪽 서가는 관람용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우유를 활용한 음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절 메뉴인 벚꽃우유(봄)와 당근우유(겨울), 대표 메뉴인 홍차우유와 말차우유 등이 유리병에 담겨져 나온다. 이외에도 커피와 홍차가 판매된다.

또 금‧토‧일에는 고양이 3마리가 카페 안을 돌아다니며 손님과 놀거나 곁에 앉아 있곤 한다.

주소=제주시 구좌읍 월정1길 70-1.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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