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올해 첫 도정질문이 마무리됐다.
제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출범 이후 세 번째 도정질문인 만큼 그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도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지리라 기대가 모아졌다.
실제 많은 의원들이 원희룡 도지사와 일대일 문답을 통해 제2공항과 녹지국제병원, 도로편입 미불용지, 카지노, 저가관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문제를 짚었다.
그러나 도의회 안팎에서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 일방적인 문제 지적과 주장에 그치면서 대안을 제시하거나 깊이 있는 정책 모색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이다.
일부 의원의 경우 도정질문 자리인지 민원인과의 면담인지 헷갈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떼를 쓰듯 지역구 민원 해결을 요구하는 모습은 열정으로 이해해야 할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여기에 도정질문에 임하는 일부 도의원들의 자세도 도마에 올랐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주장한다고 해서 동료 의원의 도정질문 시간을 방해하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본회의장에서 발언권을 얻지도 않고 앉은 자리에서 소리치는 건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가 아닌가.
원희룡 지사의 답변 자세도 입방아에 올랐다.
원 지사는 사전에 질문요지를 받고 담당공무원들과 답변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막상 단상에 올라서는 ‘공 돌리기’ 식의 답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국장에게 답변을 하게 하거나 도의원들의 질문 중 담당 공무원들에게 시선을 돌리는 모습은 ‘의도적인 회피 기술’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다.
도의원들이 임기 4년 동안 도지사를 상대로 직접 질문하고 정책적 답변을 이끌어낼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앞으로의 도정질문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