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의 피해
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의 피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4.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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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제주대 화학·코스메틱스 학과 교수·논설위원

봄철 4~5월은 황사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시기다. 동시에 고농도 미세먼지 역시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황사는 수천 년 전부터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자연현상이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는 인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연무(스모그) 현상이다.

아시아 먼지(Asian dust)’라고도 불리는 황사는 중국 북부의 광활한 황토 지역에서 발생한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고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무척 건조한 사막지대다.

봄철 해빙기가 되면 지표면에서 복사열로 따뜻해진 공기가 상승하면서 돌풍을 일으킨다. 이 때 이 돌풍은 마른 흙먼지를 수 까지 공중으로 비산시킨다.

이처럼 황사는 아시아 대륙 중심부에 위치한 고비 사막, 황하강 상류 황토지대, 타클라마칸 사막 등에서 공중으로 비산된 흙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황사는 동북아지역에서 주로 봄철에 관측되는 자연현상이며 가끔은 가을, 겨울철에 발생하기도 한다.

황사 발원지는 그 면적이 한반도의 약 4배나 된다.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황사는 대략 1~5일 전에 발생한 것으로 발원지 위치와 상층바람의 속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황사 횟수는 연 4~5회 정도지만 사막화가 확대되면서 그 빈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사는 한반도와 일본, 태평양을 거쳐서 멀리 하와이, 알래스카 해안, 미국 서부까지도 진출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아프리카 북부 사하라 사막에서도 발생한다. 이곳에서 발생한 토사 먼지는 ‘Sahara dust’라 부르고, 북쪽으로 이동해 유럽에서 관측되고 대서양을 건너 플로리다까지도 진출한다.

그러나 최근에 더욱 심화하고 있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그 구성 성분이 황사와는 전혀 다르고, 발생 원인 역시 완전히 다르다. 황사는 주로 장석, 석영 등 토양 성분들로 구성된 1~1000(마이크론) 정도 크기의 흙먼지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관측되는 황사먼지는 주로 1~10정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 동부 공업지대를 통과한 황사의 경우 부분적으로 이곳에서 발생한 오염물질과 혼합된 상태로 유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황사 먼지는 체내로 흡수되면 주로 기관지염, 천식, 안질, 알레르기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반면 고농도 미세먼지는 아주 미세한 오염물질 입자들로 구성돼 있다. 대기 미세먼지(PM10, 10이하)는 머리털 굵기에 비해 약 7배 이상 작고, 초미세먼지(PM2.5, 2.5이하)28배 이상 더 작은 입자다. 특히 이 중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상부 기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깊숙이 흡수된다.

미세먼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전소, 산업체,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주요 구성 성분이다. 이 때 배출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대기 광화학반응을 거쳐 황산암모늄과 질산암모늄 같은 위해성 화학물질로 전환된다. 이 물질은 물에 아주 잘 녹기 때문에 폐포에 침투되면 이온 상태로 혈액에 흡수돼 혈관을 따라 이동한다. 따라서 심근경색, 혈관 장애, 동맥경화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최근 미국의 환경과학과 기술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는 초미세먼지가 인간의 기대수명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황사는 주로 토양먼지로 구성돼 있어서 위해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흡입 시 주로 호흡기질환을 유발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는 위해성이 큰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고 흡입 시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어 더욱 관리가 필요하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제주지역에서도 수시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때문에 온 도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 대기 미세먼지는 외부 유입 영향이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 고농도 미세먼지는 자체 요인보다는 대부분 외부 영향에 기인하고 있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수립과 관리에 다른 지역보다도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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