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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 가득 퍼지는 '봄 내음'
입안 가득 퍼지는 '봄 내음'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9.04.1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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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커버] 봄나물

봄은 그야말로 오감 충족의 계절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서 솟아나는 새싹을 필두로 만물이 생동한다.

초목은 형형색색 개화를 시작으로 온갖 색감과 소리, 향기, 촉감, 그리고 맛으로 상춘객을 유혹한다. 그 중에도 새 봄의 깊은 맛을 품고 있는 것을 꼽자면 단연 나물이다.

봄나물은 입 안 가득 퍼지는 맛과 향으로 오감에 마침표를 찍는다. 봄이 몸으로 스며든다.
 
▲‘봄의 맛’을 품은 나물들

한국인이 즐겨먹는 봄나물은 냉이와 달래, 쑥이 대표적이다.

냉이는 특유의 쌉쌀한 맛과 향긋한 향이 일품이다. 무침과 국, 전 등으로 먹을 수 있다.

달래는 톡 쏘는 매운 향미가 압권이다. 찾는 사람이 많아 달래는 하우스 재배도 일반화됐다.

쑥은 단군신화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적으로 매우 오래된 봄나물의 맏형 격이다. 독특한 향을 가진 쑥은 식재료뿐만 아니라 차와 약재, 화장품 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제주에선 꽃 피기 전 어린 유채도 입으로 봄을 음미할 수 있는 주요 나물로 꼽힌다. 초봄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유채나물은 씹을수록 달콤 쌉싸래한 향이 퍼지면서 입맛을 돋운다.

유채나물 채취시기가 지난 4~5월에는 고사리가 고개를 내민다. 제주 대표 나물인 고사리는 맛도 맛이지만 따서 말리면 오랜 보관이 가능해 사계절 식재료로 매우 유용하다.
 
▲봄기운 깃들어 영양도 만점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고다. 겨울 동안 무거워진 몸을 회복하는데 제격이다.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아 원기를 돋운다. 칼슘과 칼륨, 인, 철 등 무기질 성분 함량이 높아 지혈이나 산후 출혈에 약재로도 쓰인다.

달래는 알리신 성분을 함유해 원기 회복에 좋다. 비타민과 무기질, 철분이 풍부해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 여성 질환,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

쑥은 오랜 역사만큼 예전부터 한국인의 건강 식재료로 주목 받았다. 특유의 향을 내는 시네올 성분은 체내 유해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해독 작용과 면역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천식 치료와 백혈병 예방, 산모 자궁 수축 및 생리통 완화에도 좋다.

유채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대사증후군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란 말이 있을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며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한다. 고사리에 함유된 칼륨과 인은 말릴수록 풍부해진다.
 
▲봄나물의 맛과 향 살리려면…

봄나물을 요리할 때 우선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번 이상 깨끗이 씻어준다. 그 다음으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 혹시 모를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까지 제거해 주면 좋다.

즉시 조리해 먹지 않을 경우 비닐이나 뚜껑 있는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해야 향과 영양 성분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데친 나물의 경우 충분히 건조한 후 보관해야 한다.

냉이와 달래, 쑥은 공통적으로 생채와 나물, 전, 국, 찌개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다. 냉이는 날콩가루와 함께 조리하면 영양이 배가 되고, 달래는 돼지고기와 궁합이 천생연분이다. 쑥은 쌀과 섞어 떡을 만들거나 차로 마시면 특유의 맛과 향을 만끽할 수 있다.

유채는 나물로 무치거나 겉절이 김치로 담가 먹으면 안성맞춤이다. 고사리를 찌개에 넣어 먹으면 입 안 가득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제1호 제주향토음식 명인인 김지순씨는 “해풍을 맞고 자란 제주 봄나물은 맛과 향이 일품”이라며 “특별한 부재료 없이 된장과 간장만으로 조리해도 최고 반찬이다. 잘 만들어진 집된장으로 봄나물을 무치면 더할 나위 없는 맛을 느낄 수 있다”라고 예찬론을 폈다.

그러면서 김 명인은 “예전엔 제주 어디든 봄나물이 널려 있었고 밭에서도 캘 수 있었다”며 “요즘은 농약 때문에 봄나물을 캐려면 청정한 들판을 찾아가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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