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생존 원로예술인들의 예술적 성취를 담다
도내 생존 원로예술인들의 예술적 성취를 담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4.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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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팔 시인의 시선집 ‘그 바다 숨비소리’
부현일 한국화가의 작품도록 ‘남도(南島) 부현일’
강만보 사진작가 사진집 ‘빛‧그림 제주’

제주지역 원로예술가인 한기팔 시인(82)과 부현일 한국화가(81), 강만보 사진작가(74)가 이룬 예술적 성취와 이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작품 자료집이 각각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원로예술인 3인에 대한 회고사업을 실시해 그 결과물을 장르별 작품집 등으로 엮어 출판했다.

한기팔 시인의 시선집 ‘그 바다 숨비소리’는 작가가 40여 년 간 발표한 8권의 시집 등에서 고향 서귀포를 감각적인 시어로 기록한 320편의 시를 골라 엮어냈다.

김규린 시인은 한 시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작가의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고향의 자연”이라며 “작가가 등단할 때만 해도 제주는 문학의 불모지에 가까웠다. 그는 서귀포 지역의 문단을 개척, 문인들을 양성해 예술발전에 기여하는 등 선험적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부현일 한국화가의 작품도록 ‘남도(南島) 부현일’은 1970년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오는 제주 산수풍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록은 1970~1990년대 산수풍경과 2000년대~현재까지의 산수풍경, 그 외 초상화와 사군자 작품 등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나누고 있다.

부 작가는 민감한 종이와 쉽게 번지는 먹으로 작업해야 하는 한국화 특성상 야외작업을 하기 어려운 조건에도 성산일출봉과 외돌개, 산방산, 섭지코지 등을 찾아가 산수풍경을 즐겨 그렸다. 화면 속에는 대상과 여백 간의 중도적 균형감이 느껴진다. 이외에도 부 작가는 사군자 작품과 자신과 딸 등 주변인의 얼굴을 초상화로 남기기도 했다.

김현숙 미술평론가는 부 화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작가는 산수화의 전통기법을 고집하기보다는 사물의 실체감이 드러나도록 입체묘사를 즐긴다는 점과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 수평선을 그어 두 공간을 확연히 분리한다는 점, 현장사생을 감행한 점을 볼 때 동서양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작품관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강만보 사진작가 사진집 ‘빛‧그림 제주’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작업한 ‘제주민속‧풍물 연작’과 1980년대~2010년대 ‘제주해녀 연작’, 2008~2010년까지 남해안과 동해안, 서해안에 걸쳐 작업한 ‘출향 해녀 3부작’ 등의 대표작을 사진과 설명으로 감상할 수 있다.

권영진 미술사학자는 강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작가의 작품은 제주민속과 풍물을 기록한 40여 년의 기록”이라며 “국내에 카메라가 최초 보급된 이후 사진가들이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고민하던 격동의 세대를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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