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울리자 일제히 묵념…“4·3 영령 위로되길”
사이렌 울리자 일제히 묵념…“4·3 영령 위로되길”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4.0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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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묵념사이렌’이 제주 전체에 울려 퍼졌다.

행정안전부는 제71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맞춰 3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제주 전역에 묵념사이렌을 울렸다.

묵념사이렌이 울리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직장인, 학생 등 도민들은 일제히 1분 간 고개를 숙여 4·3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제주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홍동우씨(34)는 “인근 해수욕장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묵념사이렌이 울리자 일을 잠시 멈추고 묵념에 동참했다”며 “식사하던 관광객들도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했다. 이후 4·3에 대해 소개해주자 모두 안타까워했다”고 얘기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등 도내 191개 학교에서도 묵념사이렌이 울렸다.

학생들은 잠시 수업을 멈추고 묵념사이렌이 멈출 때까지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기리는 등 4·3 정신을 되새겼다.

지방공휴일임에도 근무에 나선 공무원들 역시 사이렌이 울리자 묵념했다.

지난달 26일 ‘제주도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가 개정 공포되면서 매년 4월 3일은 지방공휴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공항·항만 대합실 등 공공시설과 금융권 등 일반 기업에서도 사이렌이 울리는 1분 간 묵념에 동참했다.

지난해 제주로 이주해 온 박재홍씨(38)는 “과거에는 4·3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제주에 내려와 4·3이라는 비극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 길 한 가운데 멈춰 서서 묵념을 올렸다. 단 1분이었지만 4·3 희생자들을 위로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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