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경찰청, “제주4·3 무고한 양민학살에 사과”
국방부·경찰청, “제주4·3 무고한 양민학살에 사과”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9.04.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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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민갑룡 경찰청장, 광화문광장서 4·3추모식서 입장 밝힐 듯
서주석 국방부 차관, 방미중인 정경두 장관 대신 공식사과
군경 ‘4·3은 좌익폭동, 무장봉기 정당한 진압’ 71년만에 재평가 시작
제71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전야제가 2일 오후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4·3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뮤지컬 ‘4·3 초혼’이 도내 최초로 공연되고 있다. 임창덕 기자
제71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전야제가 2일 오후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4·3의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뮤지컬 ‘4·3 초혼’이 도내 최초로 공연되고 있다. 임창덕 기자

국방부와 경찰청이 제주4·3당시 무고한 민간인들이 무참히 희생당한 무력진압에 대해 71년만에 사과한다.

제주4·3이 국가폭력으로 인정된 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제주를 찾아 첫 공식사과가 있었고 지난해 70주년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4·3평화공원에서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린다”며 두 대통령의 공식사과가 있었지만 무력진압에 대한 책임에 대해 군·경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2일 “미국을 방문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3일 오후 제주4·3추모제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방문해 4·3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측은 또 “다만 서 차관은 3일 오전 열리는 4·3추념식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며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별도 추모공간에서 무고한 양민(민간인) 희생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오전 추념식을 찾아 광화문광장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 청장은 공식적인 사과메시지 형식이 아닌 분향과 헌화, 묵념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방부와 경찰청을 대표하는 수장이 제주4·3희생자·유족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힐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군경이 취해온 ‘제주4·3은 좌익폭동, 무장봉기에 대한 정당한 진압’이었다는 입장도 재평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지난해 4·3당시 ‘적에게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검거해 총살하라는 예비검속 당시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며 맞서 200여 주민을 살려낸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을 ‘2018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다만 국방부는 4·3당시 토벌에 투입된 이후 훈장과 포상을 받은 군인에 대한 취소는 현재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주4·3은 미군정기인 1947년 3·1절 관덕정에서 기마경찰의 발포사건을 시작으로 한국전쟁이 휴전(1953년 7월27일) 이후인 1954년 9월21일 한라산 통행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무려 7년7개월간 제주섬에서 무력충돌과 군경의 진입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다.
희생자만 최소 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확인된 경우도 1만4000여명에 이르는 등 한국현대사 최대의 비극으로 평가되고 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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