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를 목표로 한 건강 지키기(5)
백세를 목표로 한 건강 지키기(5)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4.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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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논설위원

지난 회에 이어 백세를 목표로 한 건강 지키기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백세노인들의 행복감=백세노인들을 조사하기 위해서 노인들에게 앞으로 몇 년 더 살고 싶으세요?”라고 질문했더니 글쎄, 몇 년은 더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대답하는 노인이 많았다고 한다.

그 이유야 캐물을 수 없지만, 추측건대 생에 대한 애착은 별도로 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생활에 편리한 최첨단 도구가 점점 많아지고, 재미있는 구경거리도 넘치는 현대 생활인 만큼 더 오래 살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젊은이의 입장에서 보면 백세가 지나면 죽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백세노인들은 아직 죽는 것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아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백세가 지나고 행복감을 느끼는 노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인정하고 있다.

1989년 스웨덴대학의 사회학자 랄스 토른스탐(Lars Tornstam)이 제창한 개념도 이의 하나이다.

85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늙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면의 충실을 꾀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를 노년적 초월(老年的超越: gerotranscendence)’이라고 부른다.

토른스탐 교수는 초고령이 되면 물질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에서 우주적, 초월적, 비합리적인 세계관으로 변해가면서 행복감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장수 유전자는 존재하는가=형제 가운데 몇이 장수하면 저 집안은 장수 가계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장수 연구의 개척자(pioneer)라고 할 수 있는 스즈키 마코토 일본 류큐대학 명예교수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두 집안을 비교했다. 한 집안은 백세노인이 나왔고, 또 한 집안은 백세노인이 나오지 않았다. 백세노인이 나온 집안은 평균연령 도달률(평균연령까지 산 사람 수), 80세 도달률, 90세 도달률 등이 모두 높았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장수 관계는 아니지만, 쌍둥이 출생률의 유전적인 관계를 조사한 결과 유전적인 요인이 20~30%, 생활환경이 70~80%이었다.

장수에 있어서도 유전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어떤 집안에 장수자가 많다고 해서 그 이유를 유전적인 요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같은 지역에 살고 식생활을 비롯해 생활습관도 비슷하다면 이런 환경요인도 장수의 이유로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앞으로 장수 유전자 연구가 더욱 진보하면 장수약을 만들어내는 것도 꿈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의 장수에 관계하는 유전자가 꽤 존재하지 않느냐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2만개 정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장수에 관계하는 것은 300개 정도다. 300개 정도의 유전자가 상호 조합(組合)함으로써 장수를 실현할 수 있다면 유전자 조합에 대해서 더욱 연구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큰 난관도 있지만 현재 게놈(genome, 개개의 생물체에 들어있는 유전정보 전체) 해석이 진행되고 있어 의외로 간단히 장수약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트포르민이란 당뇨병약이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닐 버질라이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의과대학 교수가 중심이 돼 고령 암 환자, 심장병, 치매 환자 또는 이런 병에 걸리기 쉬운 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절반의 사람에게 메트포르민을, 나머지 절반은 가짜 약(placebo, 僞藥)을 먹여서 5년 동안 경과를 관찰한다고 한다. , 심장병, 치매 등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병들이 억제되는 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가 어떤 결과를 낼는지 기대된다.

 

인간이 백세를 넘기면 어떻게 될까?

실제 조사한 바로는 105세를 넘길 때부터 영양 상태나 빈혈 등이 서서히 나빠진다고 한다. 앞 회에서 얘기한 몸이 허약(Frail)’해져 가는 것이다.

그런데 105세를 넘겨도 건강 상태에 별 이상을 나타내지 않는 노인도 있다. 이런 노인은 110세를 넘길 수도 있고, 이런 노인을 연구하는 것이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열쇠가 되겠다. <>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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