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기는 백호기”…하나로 뭉친 ‘제주 대축제’
“백호기는 백호기”…하나로 뭉친 ‘제주 대축제’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3.31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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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기는 백호기였다. 대회 기간은 단 3일이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 동문회 등 지역사회는 백호기로 하나가 됐다. 그라운드는 선수들의 투지로 가득 찼고, 제주 섬은 각 학교 응원단의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백호기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제주를 하나로 묶는 ‘대축제’이자 ‘도민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제49회 제주일보 백호기 전도 청소년축구대회의 ‘하이라이트’인 고등부 결승전이 열린 31일 오후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은 재학생과 동문들이 함께 내뿜어낸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제주중앙고등학교와 서귀포고등학교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주경기장을 메운 제주도민들과 학생, 학부모, 동문 등은 치열했던 경기 내용만큼 열띤 응원으로 오라벌을 달궜다.

두 학교 응원단이 응원가를 부를 때마다 학부모와 동문들도 목소리를 보탰고, 학생회장의 선창에 따라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할 때도 있는 힘을 다해 함께 외쳤다.

백호기가 재학생과 동문, 그리고 학부모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작용하는 순간이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도민들도 백호기를 품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 양 팀 선수들의 투지를 바라보며 환호와 탄식을 번갈아 내뱉는 등 우승을 건 한 판 승부 자체를 즐겼다.

도민들은 경기장에 연신 찬바람이 불어와도 두꺼운 잠바를 입거나 담요를 두르고, 심지어 텐트까지 펼쳐놓고 백호기 결승전을 함께 즐겼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고지훈씨는 “백호기는 경기 자체도 재밌지만 응원전이 최고”라며 “응원전을 찍은 영상을 메신저나 SNS로 공유하면 반응이 뜨겁다. 제주에서 이런 대회가 열린 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모교를 응원하기 위해 동문들을 이끌고 온 양용혁 서귀포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은 “백호기 한 번 치르면 재학생과 동문 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진다”며 “백호기는 단순한 축구 대회가 아닌 도민들을 위한 축제, 그 이상이다”고 얘기했다.

제주중앙고등학교 동문인 최현기씨는 “재학생과 동문, 그리고 학부모와 교직원까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백호기 뿐”이라며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한 마음 한 목소리로 학교를 위해 똘똘 뭉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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