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에 기대는 이유
건설업에 기대는 이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3.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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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호 제주연구원 연구위원·논설위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 사람이 있다.

지역 경제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산업이 있다. 바로 건설업이다.

건설업은 제주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1%에 이르는 기반산업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7.8% 성장(GRDP 기준)하면서 제주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

이 기간에 제주지역 경제 및 고용에 대한 성장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산업은, 농업이나 관광산업이 아닌 건설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건설과 환경은 상반 관계(trade-off)에 있기 때문에 건설업은 제주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몰리면서 정책적으로 외면당해왔다.

이러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제주 경제가 침체 조짐을 보이자, 의례히 건설업에 아쉬운 손짓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건설 사업은 경기 침체기에 아주 매력적인 정책 수단이다.

그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건설 사업은 정책에 따른 가시적인 효과가 시차 없이 바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집행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나 건설 사업은 예산이 투입되자마자 바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정책 홍보 차원에서도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두 번째로 건설업은 경제 파급 효과, 학술적으로 말해서 산업간 연관 관계가 가장 큰 산업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10억원 공사비가 투입되는 건물을 짓는다고 할 경우 건설업에서 10억원의 생산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인 전기, 가스, 수도 서비스업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생산 효과가 발생하면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총 23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를 승수효과라고 하는데, 건설업은 승수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다.

이러한 승수효과를 기대하면서 얼마 전 도에서는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크게 지역건설산업 기반 구축, 지역건설산업 경쟁력 강화, 지역건설 활성화 방안, 지역건설산업 역량 강화 등 4개 분야에서 건축 인·허가 기간 단축 및 절차 간소화, 미분양 주택 해소, 공공 건설사업 조기 발주, 건설 안전 프로그램 구축 등 21개 과제를 발굴해 제시했다.

이에 대한 정책 효과를 논하기에 앞서, 건설업을 바라보는 정책적 관점이 변했다는 데에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이에 더해 정책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사항이 있어 건설 수요 측면과 건설 공급, 즉 산업 측면으로 구분해 제안해보고자 한다.

먼저 건설 수요 측면에서 도시재생사업 활성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건설과 상반 관계에 있는 환경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영역이다.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낙후된 도심 기능의 재활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물론 건설 수요 창출을 통해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지역 확대, 도시재생지역 내에서의 건축 규제 완화, 도시재생지역 내 특정 목적(청년 대상 임대주택사업 등)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지방세 감면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산업 측면에서 지역 건설업의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 산업 정책이 IT, BT, 농업, 관광산업 등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에 건설업은 정책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지역 경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했을 때 건설업의 생산성 제고는 지역 산업 정책에서의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4대 혁신 방안 및 추진과제와 연계한 건설업 분야에서의 R&D 지원, 창업 지원, 고용 지원 등에 정책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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