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미술제, 국가·인간의 폭력, 차별·편견과 맞서다
4‧3미술제, 국가·인간의 폭력, 차별·편견과 맞서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3.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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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미술인협회, 다음 달 3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제26회 4‧3미술제' 열어
홍덕표 작 '경야의 부엉이'
홍덕표 작 '경야의 부엉이'

올해 26회째를 맞은 4‧3미술제가 ‘제2의 동백꽃’(4‧3 상징물)을 발굴해나가는 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회장 양미경)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3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리는 제26회 4‧3미술제의 전체 윤곽을 드러냈다.

이번 미술제는 ‘죽은 자의 곁을 밤새 지킨다’는 의미의 ‘경야(經夜)’를 주제로 탐미협 회원 18명과 국내‧외 초대작가 32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4‧3의 연장선상에서 국가와 인간이 소수에 가하는 폭력과 차별, 편견 등에 맞서는 회화‧판화‧설치‧영상 등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제주작가 전원은 이번 미술제를 위해 신작을 제작‧준비 중이며 초대작가는 주제와 맞는 최근 작품 및 신작을 출품한다고 밝혔다.

해외작가로는 세계적 민중예술가 다당 크리스탄토 작가를 포함한 4명의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참여한다. 크리스탄토 작가는 8살 때 인도네시아 대학살로 아버지를 잃은 ‘1965년’을 평생 화두로 삼고 아버지의 실종과 대량학살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연계행사로 지난해 4‧3 70주년을 맞아 생존 희생자 그림채록 작업을 진행한 작가 등과 함께 관객이 4‧3을 겪은 할머니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바느질 작품으로 만드는 ‘4‧3과 여성 바농(바늘) 워크숍’이 열린다. 작품은 전시 이후 할머니들에게 전달된다.

향후 협회는 탐미협 회원 강요배 화백의 작품 ‘동백꽃 지다’가 동백이 4‧3의 상징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듯, 미술제를 통해 다양한 상징물을 발굴할 의사를 밝혔다. 이번 미술제에는 ‘경야의 부엉이’를 테마로 홍덕표 작가 작품을 브로치‧티셔츠 등으로 제작, 관객에게 선보인다.

양미경 대표는 “‘탈(脫) 비엔날레’로 새로운 형식의 미술제를 시도해보기 위해 예술감독제를 폐지했다”며 “물론 예술감독제로 얻은 성과도 있었지만 올해 운영방식은 미술제 준비과정에서 작가의 자발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변화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작 '조천면 북촌리 2688번지 봄'
이종구 작 '조천면 북촌리 2688번지 봄'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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