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로 시대정신 담다…향후 4‧3 작품화 의사 있어
수묵화로 시대정신 담다…향후 4‧3 작품화 의사 있어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3.20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호석 화백 다음 달 21일까지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수묵화 개인전 ‘보다’ 열어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호석 화백이 전시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수묵화 화단을 대표하는 김호석 화백이 50년 간 담아내고자 한 민족의 얼과 생명존중 정신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제주에서 열린다.

소멸(먹)과 생명(물)의 반대되는 특성으로 상생을 그리는 것이 수묵의 정신이라고 말한 화백의 작품엔 ‘시대정신’이 깃들어 있다.

김호석 화백(62)은 20일 제주시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까지 열리고 있는 개인전 ‘보다’ 전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화백은 전통 수묵화의 맥락을 현대적으로 계승·재해석해 시대성을 담아낸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1년 6개월 만에 신작 50점을 제작, 2년전 인도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전시작 중 15점과 함께 첫 선을 보인다.

작품 저변에는 ‘시대성 반영’과 ‘생명존중’ 의식이 깔려있다. 김 화백은 이번 전시의 핵심을 담은 작품으로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과 ‘똥꽃’을 꼽았다.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은 얼핏 보면 단추나 젖꼭지, 탄알처럼 보이지만 이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공산주의자 색출을 위해 폭력이 자행됐던 ‘남영동 대공분실’의 내시경 감시 도구를 상징한다.

‘똥꽃’은 황무지에 풀이 자라고, 풀을 먹은 동물이 배변을 하고 먼 훗날 변이 영양분이 돼 풀을 자라게 한다는 자연 순환적인 메시지를 담는다.

인물화엔 평범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등장한다. 노부부가 서로 귀지를 파주는 모습과 바둑판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는 노인, 나뭇가지를 등에 진 나무꾼의 모습’ 등이다. 김 화백은 “오늘날의 변화를 이끌어낸 주역들인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작업을 하기 위해 1980년대부터 꾸준히 제주를 내려와 주요 유적지를 살펴봤었다”며 “사실 이번 전시를 4‧3작품전으로 준비하려 했지만 현재까지 3점이 완성됐다. 최근 다양한 영감을 받으며 작품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