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 주체적으로 독립운동 앞장"
"제주여성, 주체적으로 독립운동 앞장"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3.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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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정책포럼서 평가…"지역 특성·신교육 통해 항일정신 체득"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에 나선 제주여성들의 항일정신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외부에서 유입된 문물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일제강점기’를 ‘독립전쟁기’ 혹은 ‘독립운동기’ 등으로 바꾸는 등 우리의 역사를 보다 주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18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일제강점기 여성독립운동의 역할과 의의’를 주제로 ‘2019년 제1차 여성·가족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김형목 독립기념관 연구위원과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이 맡아 한국독립운동사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제주지역 여성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 등을 짚었다.

심 소장은 “일제강점기 전부터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 상 본토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제주 고유의 지역성이 부각됐다. 특히 일본과 인접하다보니 어장 침탈 등 제주 어민과 일본 어민 사이의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었다”며 “이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제주사람들은 이미 구국정신과 외세에 대한 저항의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해녀항일운동이 단순히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 아닌 일본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된 민중 운동이자 민족 운동이고, 나아가 민족 항일투쟁으로 재해석돼야 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심 소장은 “또 과거 제주는 지식인들의 유배지였다. 이는 제주도민들이 유배 온 지식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물을 수용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다”며 “여기에 외래 종교 유입에 따른 교육기회 확대로 제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신성여학교가 문을 열었다. 제주 여성들은 체득된 저항 의식과 신교육을 통해 항일정신을 갖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형목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독립운동사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계기는 제주 등 전국적으로 전개됐던 국채보상운동이다. 뒤이어 3·1 운동이 발발하면서 여성들은 독립운동에 주체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여성단체들이 조직돼 일본과 중국은 물론 러시아, 만주, 미주 등에서 활발한 항일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보다 주체적인 시각에서 일제강점기를 독립운동기나 독립전쟁기로 바꿔야 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회(좌장 문순덕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에서는 김은희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박영하 서울대 인성교육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한권 제민일보 사회부 차장이 패널로 나서 제주여성독립운동가들와 제주 출신 사회주의 계열 운동가들에 대한 재평가 및 서훈 확대에 대해 논의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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