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상 수상자 현기영 소설가 선정
제주4·3평화상 수상자 현기영 소설가 선정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3.1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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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에는 베트남 인권운동가 동명이인 응우옌 티탄 2명
4·3평화상 수상자 얼굴사진 현기영 소설가, 특별상에는 베트남 인권운동가 동명이인 응우옌 티탄 2명.

현기영 소설가(78)가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별상에는 베트남 인권운동가인 응우옌 티탄(62)과 동명이인인 응우옌 티탄(59)이 공동 수상자로 최종 확정됐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는 18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화해와 상생의 신념으로 제주4·3을 해결해 나가고 있는 제주도민들의 평화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2015년 제주4·3평화상을 제정했다.

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현기영 소설가는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야만의 역사를 글로 드러내 그 상처를 보듬는 작가이자, 평화로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1978년 ‘창작과 비평’에 4·3 당시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순이삼춘’을 발표하면서 국가폭력의 실상을 폭로, 진상규명의 필요성과 추모의 당위성을 널리 확산시켰다.

이듬해 군 정보기관에 연행돼 고초를 겪으면서도 문학인으로서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도령마루의 까마귀’ ‘해룡 이야기’ ‘길’ ‘어떤 생애’ ‘아스팔트’ ‘마지막 테우리’ ‘쇠와 살’ 등 4·3과 제주인의 애환, 희생, 아픔을 담은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현기영 소설가는 ‘깨어있는 양심과 인간 본연의 진실한 외침’을 선언하며 결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실천적 지식인의 길을 걸었다”며 “특히 제주4·3연구소 초대 소장, 제주사회문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아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앞장서왔다”고 말했다.

특별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베트남 출신 응우옌 티탄(하미마을)과 응우옌 티탄(퐁니·퐁넛마을)은 1968년 베트남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당시 각각 11살·8살의 나이로 가족을 잃고 온 몸에 총상을 입은 후유장애 생존자다.

이들은 지난해 4월 22일 한국에서 열린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 원고로 참석해 하미마을과 퐁니·퐁넛마을에서 벌어진 학살을 증언했다.

특히 최초로 원고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면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게 된 이들은 이후 평화인권 운동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국제사회에 큰 영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제주4·3평화상위원회는 “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주를 방문해 4·3 여성 생존자들을 위로했으며, 4·3평화공원을 찾아 참혹했던 전쟁의 고통과 진실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다음달 1일 오후 6시 제주 칼호텔에서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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