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맞으며 나를 찾아 떠나는 길
봄바람 맞으며 나를 찾아 떠나는 길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03.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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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섬 절경·예술가 유토피아로 등 테마별 볼거리 ‘풍성’

어느덧 제주 곳곳에 봄기운이 차오르고 있다. 벌써 샛노란 얼굴을 드러낸 유채꽃이 제주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고, 낭만을 더해줄 벚꽃도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을 피워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제주의 봄은 너무나도 찬란하고 아름답다. 올해는 가벼운 운동화 한 켤레 챙겨 신고 거리 곳곳을 누비며 잠시 머물다 가는 봄을 진하게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살랑거리는 봄바람 따라, 하나 둘씩 피어나는 봄꽃 따라 제주의 길을 느긋하게 걸어보자.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화산섬의 절경…수월봉 트레일 A코스

제주시 수월봉 트레일 A코스는 차귀도가 보이는 해안길에서 시작해 수월봉 정상까지 오른 후 엉알과 화산재지층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길을 걷는 내내 푸른 바다와 화산재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 제주의 일몰명소로 손꼽히는 수월봉, 검은모래해변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수월봉 정상에서는 차귀도와 누운섬, 당산봉을 비롯해 광활한 고산평야와 산방산, 한라산까지 보이는 수려한 경관이 펼쳐진다. 날씨가 맑으면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코스: 녹고의 눈물~갱도진지~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수월봉 정상~엉알과 화산재지층~검은모래해변~해녀의집
△거리 및 소요시간: 4.6㎞, 2시간
 
▲예술가의 삶, 그 발자취를 더듬으며 걷다…작가의 산책길

작가의 산책길은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길로, ‘유토피아로’라고도 불린다. 
이중섭갤러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구도심에 위치한 4개의 미술관(이중섭미술관,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 서복전시관)을 거쳐 이중섭공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코스 중간 중간에는 예술시장과 관광극장, 시를 읽으며 걷는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소정방폭포 등이 이어져 있어 서귀포의 자연경관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명품 산책길로 통한다. 

△코스: 이중섭미술관~커뮤니티센터~기당미술관~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남머리~서복전시관~소정방~소암기념관~이중섭공원
△거리 및 소요시간: 4.9㎞, 3시간30분
 
▲사색에 잠기기 좋은 호젓한 산책길…쫄븐갑마장길

제주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쫄븐갑마장길은 최상급 말을 길러내던 목장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조성된 길이다. 
‘갑마장’은 최상급 말을 키우던 곳, ‘쫄븐’은 작다는 뜻으로 갑마장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목장의 경계를 이루던 돌담과 곶자왈을 지나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길을 거쳐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따라비오름과 일몰이 장관인 큰사슴이오름을 걷는다. 
걷는 하루 동안 사계절을 걸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조랑말체험공원에서 시작해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므로 작은 배낭을 메고 호젓하게 걸어보길 추천한다. 
조랑말체험공원에 게스트하우스, 캠핑장 등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1박2일 여행에도 좋다.

△코스: 조랑말체험공원~가시천(곶자왈)~따라비오름~잣성길~큰사슴이오름~꽃머체~조랑말체험공원
△거리 및 소요시간: 10㎞, 4시간
 
▲제주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제주 올레길 10코스

제주올레 10코스는 제주 남서부의 비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드넓은 검은 모래가 펼쳐진 화순 금모래 해변에서 출발해 산방산을 지나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 둘레길까지 걸으면, 오르막이 끝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제주4·3의 가슴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섯알오름과 일제강점기 시절 군사기지로 쓰였던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면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로 향하는 배편을 탈 수 있는 모슬포항에 도착한다.
올레 10코스는 천혜의 자연 경관 속에 제주의 슬픈 역사가 담겨 있어 의미가 더욱 깊은 길이다.

△코스: 화순금모래 해변~영선암~사계포구~사계 화석발견지~송악산~섯알오름 추모비~하모 해수욕장~모슬포항
△거리 및 소요시간: 17.5㎞, 5시간
 
▲제주의 속살을 오롯이 만나다…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발길이 쉽게 닿지 못하는 해발 600~800m 한라산의 깊은 품에는 상록과 낙엽 활립수림이 어우러진 독특한 원시림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 속살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길이 한라산 둘레길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동백길은 일제강점기에 생긴 하치마키 병참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를 연결하는 운송로 등을 엮어서 만들었다.
편백나무숲과 함께 난대림 수종 동백나무 군락지가 국내 최대 규모로 형성돼 있어 장관을 이루며, 동백꽃은 3월 무렵 방문할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 무오법정사와 4·3 항쟁의 현장인 화전마을 등 제주의 역사와 자연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길이며, 한라산 남쪽 기슭 신비의 계곡이라 불리는 돈내코계곡까지 이어진다.

△코스: 무오법정사 입구~무오법정사~시오름~표고재배장~돈내코탐방로
△거리 및 소요시간: 13.5㎞, 4시간30분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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