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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쾌적한 환경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소비와 쾌적한 환경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 제주일보
  • 승인 2019.03.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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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제주국제대 특임교수·논설위원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것이 폐기물 처리 문제일 것이다. 절약하던 습관이 점점 줄어들면서 풍요를 넘어 물질 과잉시대에 사는 것 같다.

대량생산시대에 소비는 미덕일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생산품을 소비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바란다는 것은 모순일지 모른다.

미국의 생태학자가 쓴 도둑맞은 미래에서는 화학물질 남용이 생태계와 인간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인류의 미래까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화학물질이 인간과 동식물들의 체내로 유입되면 내분비계의 이상을 초래해 암을 증가시키고, 암수의 구성비를 바뀌게 하고, 야생동물은 각종 질환에 대한 면역력 감퇴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원한다면 환경 호르몬이 발생할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되도록 억제하고, 실내·외에서 각종 살충제나 세정제 등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주장일 것이다.

대량생산 결과로 발생하는 화학물질 중에서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은 편리성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포장재며 의류, 가전제품과 아동용품, 피부각질을 제거하는 세안제와 치약에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가 완전하게 이뤄지는데 450~500년이 걸린다.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되고 파손되는 과정에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이하인 것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를 떠다니면서 해양 생태계에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식약처 의뢰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을 검사한 결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최근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다량으로 먹고 죽은 바다거북, 목에 플라스틱이 낀 바다생물들, 플라스틱을 먹이로 알고 먹다가 목숨을 잃은 조류까지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든 플라스틱이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잠시 빌려 쓰고 후손에게 아름답게 물려줘야 할 자연환경에 대한 훼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국제사회도 플라스틱 발생 억제를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폐플라스틱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미국, 영국, 호주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나섰다.

유럽연합도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모든 일회용 포장지를 재사용이나 재활용 포장지로 바꾼다고 한다.

유럽 플라스틱제조자협회에서 발표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세계 3위다.

최근에 CNN 방송은 한국 곳곳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가는 현상에 대해 한국인의 과다한 플라스틱 사용 중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는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던 한국산 플라스틱 폐기물 중 일부가 국내로 반송되면서 국제사회에 불법 쓰레기 수출국이라는 오명까지 남겼다.

세계적인 환경수도 조성 의지를 밝힌 제주특별자치도는 2012년에 ‘2020 쓰레기 제로화 섬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쓰레기 제로화 섬정책은 쓰레기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은 전량 재활용하거나 에너지화해 매립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도내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쓰레기 매립률도 오히려 늘고 있고, 재활용 비율도 전국 평균보다 낮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전국 최초로 청정바다 지킴이 192명을 현장에 배치해 해양 쓰레기를 상시 수거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해양쓰레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넘쳐나는 쓰레기를 줄이고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발생 자체를 근본적으로 억제할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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