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박사, 영변 선제적 검증이 현실적 접근” 조언
문 대통령 촉진자 역할 주문…김 위원장 답방 당분간 어려워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는 12일 북미정상회담 결렬후 최근 일련의 움직임과 관련 “북미 모두 서로 조심하면서 물밑접촉을 해냐가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번 2차 북미회담의 ‘노딜’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정상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평가하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거론하고 있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서도 “북한이 그것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가 될 것”이라며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대해 문 교수는 하노이 회담전 평양을 방문한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점진적·병행적 접근을 통한 타결’ 메시지를 전한 것을 거론하며 “협상의 흐름에 있어 판을 깬 것은 미국이 아닌가 생각되고, 그런 점에서 미국의 귀책 사유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가 “쌍방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발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북한의 영변 핵폐기 카드에 대해 양측의 평가가 달랐다는 점도 회담결렬의 원인으로 꼽았다.
문 교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영편 핵시설이 북한 전체 핵능력의 어느정도를 차지하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며 “이 문제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지그프리드 헤커박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교수는 “영변을 네 차례 방문해 누구보다 북핵시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영변을 북핵 능력의 70~80%를 차지하는 북한 핵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며 “해커 박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검증가능하게 영구폐기하는 것이 현실적 접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와함께 김 위원장이 당분간 서울 답방은 어렵다고 전망했으며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 촉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