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최를 앞둔 올해 4‧3미술제의 출품 작가들이 작가 본인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자리가 마련돼 미술제의 윤곽을 드러냈다.
탐라미술인협회(대표 양미경)는 지난 9일 오후 4시 제주시 명도암청소년수련원에서 이번 4‧3미술제의 사전행사인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했다.
본 미술제는 올해로 26회를 맞았으며 4‧3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시대와 국가를 망라한 국가폭력, 소수에 대한 차별‧편견, 균일화에 대한 저항 등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미술제에 참여하는 작가 53명 중 도내‧외 작가 10명이 발표자로 나서 본인과 작품세계, 이번 미술제에 선보일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버려진 유리병을 업사이클링해 조형예술을 선보이는 이소현 작가는 ‘배’로 4‧3 당시 제주인의 불안한 상황 속 개인의 선택을 나타낸다. 최정우 조각가는 4‧3에서 ‘통일’과 ‘화해’를 떠올려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서 악수를 하는 작품인 ‘편견 없이 악수하는 장치’를 출품한다.
홍진숙 작가는 구럼비 바위의 나뭇잎을 직접 따 모노타입 기법으로 옮겨 강정마을과 미세먼지 등 시대적 현안을 드러낸다. 오은희 작가는 니금기법으로 4‧3으로 인한 사망자들이 염라대왕의 심판 전 보살핌과 위로를 받을 지장보살을 표현했다. 옥정호 작가는 과거사 속 폭력의 흔적을 찾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조습 작가는 조선시대 조정에서 제주에 특산물 등을 바칠 것을 강요했던 과거를 재현한 사진 작업을, 이샛별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녹색’의 의미를 탐구하는 ‘녹색에코’를 선보인다.
4‧3을 주제로 도외에서 활동하는 임흥순 영화감독과 민중예술인들의 작업 장면을 영상으로 만든 박영균 작가,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변금윤 작가는 이번 미술제에서도 영상작업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번 미술제는 4월 3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경야(經夜)’를 주제로 강요배‧김수범‧박경훈 등 탐라미술인협회 회원 21명과 초대작가 32명이 함께 다양한 회화‧설치‧영상 작품 등을 선보인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