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리고 미세먼지
제주, 그리고 미세먼지
  • 한국현 기자
  • 승인 2019.03.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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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중국발 미세먼지로 뒤덮였다는 뉴스가 나올 때도 제주에는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다. ‘청정 제주’라서 그런가? 그런데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공습한 지난 5일 제주지역에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다. 이날 동부권을 제외한 제주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으로 나타났다.
도민들은 “제주는 더 이상 미세먼지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적 특성도 이제는 말할 때가 아닌가 보다.
초봄 푸르디 푸르던 한라산은 미세먼지가 점령하며 온통 회색빛 이었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미세한 만큼 직접적으로 폐포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인공 폐가 하루 사이에 새까맣게 변했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올해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의 첫 번째로 온난화와 함께 대기오염을 꼽았다.
미세먼지는 이제 재앙 수준이다. 건강을 크게 위협하기도 하지만 민생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국민 생존권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대응도 눈여겨 보면서 말이다.
제주지역에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조감조치가 발령된 날 제주도 관계자는 “도민과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예보에 따른 행동요령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올해 갑자기 한반도를 공습한 것은 아니다. 정부의 대응은 미세먼지가 최악일 때만 부산을 떠는 것 같다. 제주도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행동요령을 홍보하겠다고만 할 뿐 효과가 큰 저감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세먼지는 재앙 수준이다. 촘촘하게 대비할 때다.

한국현 기자  bomok@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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