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이도1동에 거주하는 강모씨(49)는 최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심해져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는 알레르기성 비염. 강씨의 머리에는 두 딸이 최근 비염 증세를 호소했던 기억이 스쳤다.
강씨는 “두 딸도 최근 비염 증상으로 고생했는데, 봄철만 되면 반복되는 것이라 주의 깊게 보지는 않았다”며 “미세먼지의 영향 때문에 증세가 심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제주지역 이비인후과에서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전체 내원 환자의 절반에 달할 정도다.
제주지역 한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하루 평균 170명에서 180명의 환자가 내원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데다 봄이 되면서 대기 중 삼나무 꽃가루 농도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일주일간 제주지역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보통’ 수준 이하였던 것은 지난 3일과 6일 이틀뿐이었다.
특히 1일과 5일은 제주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미세먼지(P.M.-10)도 7일 중 3일이 ‘나쁨’ 수준이었다.
매년 봄철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삼나무 꽃가루도 극성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알레르기비염&아토피피부염 환경보건센터(센터장 이근화, 이하 센터)는 대기 중 삼나무 꽃가루 모니터링 결과 제주시에서는 지난 1월 29일, 서귀포에서는 지난 1월 7일에 처음으로 대기 중 삼나무 꽃가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센터는 올해 삼나무 꽃가루 농도가 예년에 비해 짙고, 다음 달 초까지 삼나무 꽃가루 날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근화 센터장은 “알레르기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삼나무 꽃가루 발생량이 많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외출 후 귀가했을 때 얼굴과 손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