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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2)
부모와 아이 사이(2)
  • 제주일보
  • 승인 2019.03.0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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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제주지방법원 가사상담 위원·백록통합상담센터 공동소장

아동보호 재판이 열리는 법정. 재판 절차에서 폭력과 학대를 예방하는 교육의 시간이 이어진다. 법정에 펼쳐진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를 때리거나 아이에게 욕을 하는 것은 아이에게 폭력과 욕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면 나중에 때려도 말을 듣지 않는 아이로 자랍니다 맞으며 자란 아이는 분노나 죄의식이 없는 아이로 자랄 수 있고 성인이 돼서도 부모를 폭행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습니다 맞으며 자란 아이는 폭력을 배워 여러분의 며느리, 사위, 손자를 폭행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접한 부모들은 고개를 떨군다. 부모의 행동이 자녀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재판에서부터 교육을 병행한 시간이 단단하게 진행된다.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서 재판부는 폭력으로 아이를 제압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폭력은 아이를 위축시키며 사고를 왜곡시킨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특히 부모가 가학적 성향으로 행하는 폭력은 더 이상 훈육이 아닌 범죄라는 것을 명백히 알린다.

폭력은 가장 빠르고 깊게 대물림이 되는 악순환을 연속한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심리 전문가를 통해 훈육 방법을 고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동학대 행위자에게 우선적으로 상담 위탁 처분을 내린다. 이 처분 과정에서 자녀와 부모를 격리해 자녀는 보호시설에 보내고, 부모는 상담을 받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상담 목적은 아이가 가정에 복귀했을 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선 부모는 아이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가 어떻게 커가는지 그 발달 경로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와 부모 사이 건강한 관계를 맺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익혀야 한다.

이러한 시간을 갖다 보면 대부분 부모는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은 아이를 위해서 한 것인데 왜 이것이 아이에게 피해를 주고 특히 국가에서 지나친 개입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한 마음을 토로한다. 자신은 부모에게 더 많이 맞고 자라도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아이를 위한다며 내세우는 경찰, 검찰, 법원의 대처가 부모들만 탓해 아이들을 되레 버릇없이 자라게 한다며 속상해한다.

이들 부모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어릴 적 위로받지도 못하고 돌봄을 제대로 받지도 못해 생채기가 크게 났는데 아물기 전에 덮어버려, 그대로 굳어버린 자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 굳어버린 마음의 자리를 쓰다듬고 아물게 하는 마음의 작업을 상담가들이 돕는다.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지, 만약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당신의 부모에게 무엇을 알리고 싶은지, 부모가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지 등을 물어본다. 그러면 대부분 부모는 어린 내가 그땐 잘 몰라서 실수한 거라고, 부모가 차근차근 화내지 않고 이야기해 주면 다음부터는 내가 실수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이야기를 하며 큰 울음을 토해낸다.

그러고 나면 상담가가 다음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한다. “, 우리 아이도 이 마음이겠군요.” 이렇게 부모가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난 후 스스로를 어루만지고 나면 이윽고 자녀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아동보호기관에서 보호를 받는 아이들은 기관에 마련돼 있는 심리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마음의 건강성을 회복한다. 그리고 부모들이 자녀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앞으로 가정에 복귀했을 때 건강한 상호작용을 하기 위한 바탕을 제대로 마련한 후 단계별로 아이가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부모와 짧은 시간 접촉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가 이제 우리 부모도 내 마음을 정말 헤아려 주는구나라는 굳건한 믿음이 생길 때까지 정기적인 면접교섭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때 심리전문가가 동반해 아이와 부모의 마음, 그리고 관계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도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실수 이후의 시간을 제대로 잘 보낼 수 있도록 아동보호 재판과정에 참여하는 법률전문가와 심리전문가의 따뜻하고 명료한 안내의 시간이 집중될 때 한 아이, 한 가족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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