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어쩌다 이 지경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어쩌다 이 지경까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5.11.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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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바라보는 제주도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못해 측은하다. 지난 10년 넘게 제주지역 3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선거구 모두에서 내리 3선 의원을 배출시킨 정당이라고 보기엔 도민들의 지지도가 너무 초라하다.

제주일보가 국내 대표적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내년 4월 치러지는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도내 3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말 그대로 ‘밑바닥’으로 나왔다.

선거구 별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제주시 갑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23.1%, 제주시 을에선 24.2%, 서귀포선거구에선 21.8%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새누리당은 제주시 갑에서 41.0%, 제주시을과 서귀포 지역에선 각 42.5%씩의 지지도를 얻어 새정치민주연합을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제주에서 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도가 추락한 것을 두고 중앙당 지도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놔둔 채 지역 탓만 할 상황은 아니지만, 제주출신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이 제주를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제주도는 그동안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들을 대거 넘겨받았다. 물론 이는 법 개정을 통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현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협조와 지원은 절대적이었다.

그런데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한다는 명분으로 이관된 대규모 개발사업 권한들이 곳곳에서 천혜의 제주환경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 난개발로 ‘제주다움’이 사라지고 있다. 개발을 위해선 대규모 외부자본 유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밀려 열악한 토착자본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다. 도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깊어지고 제주 정체성이 훼손되는데도 제대로 된 견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히 지난해 치러진 제 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되짚어 봐야 한다. 얼마나 허망하게 제주도지사 선거를 치렀는지 반성해야 한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새누리당이 장악한 제주도정 주변을 기웃거리는 인사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싫다고, 외면한다고 덮어질 일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좋아서 이러는 게 결코 아니다. 정치는 여당과 야당이 최소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면서 나가야 한다. 정치가 일방적으로 한쪽에 쏠린다면 이로 인한 독선과 독주가 불 보 듯 뻔하다. 이는 곧 역사의 퇴행으로 이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라도 상황을 이 지경으로까지 만든 사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는 게 공당의 자세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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