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주차전쟁을 끝내야 할 때
이제는 주차전쟁을 끝내야 할 때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9.02.2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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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일 낮이다 보니 꽤 넓은 주차장 중 절반 이상이 비어 있었는데 주차장을 둘러싸고 주변 이면도로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가 주차장인지 어디가 도로인지 알 수 없게 뒤바뀐 모습이었다.

언제부터 세워진 차량들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지만 불과 몇 걸음 더 걷기가 불편해 가까운 골목에 주차를 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주차장으로 변한 길은 위험천만하기도 하다. 모퉁이에 세워진 자동차로 인해 사각지대가 많아 시야 확보를 위해 차가 골목에서 큰 길로 불쑥 튀어나오는 일은 일상화됐다.

골목길에서 운전하다 보면 운전 실력이 절로 느는 기분이다. 앞 차량이 빈 공간을 발견하자마자 주차를 하기 위해 멈추는 일이 다반사이고 양옆으로 빼곡히 들어선 대형차 사이로 곡예운전을 하게 되니 말이다.

주차는 주차장에 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차고지증명제 도입 여부를 놓고 한쪽에서는 주차장 확보의 당위성을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도민 불편을 이야기한다.

주차를 해놓고 목적지까지 15분가량 걸어가기가 그리 어려운 일일까? 때로는 작은 불편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오는 7월부터 소형·경형 자동차 등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대해 차고지증명제가 전면 적용된다. 제주시 동지역에 한정되던 제도가 제주 전역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이다.

차를 사면 주차할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많다. 특히 현재 물리적으로 절대적으로 주차공간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적지 않은 진통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과 민간이 함께 적극 노력하지 않는다면 제주의 주차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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