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언은 한자어(중국어) ‘격별(格別)’에서 유래한다.
국어사전에는 이 말보다 각별(各別)이 보인다.
일본어에서는 격별(格別, kaku becu)이 주로 쓰인다.
지금의 중국어는 격별(格別, 유다르다)과 각별(各別, 유별하다)이 쓰이는데 둘다 성조만 조금 다를 뿐 음형은 같다(gebie, 음성기호로는 kepie).
다만 후자가 부정적으로 쓰이는 차이가 있다.
이들을 보아서 중국어의 두 가지 중에 나라마다 주로 쓰이는 게 다른데, 제주도는 그 중에 ‘격별’을 방언화하였다.
그 용법도 ‘제벨리 출삭거린다’처럼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다.
한자어에서 어떻게 이런 방언이 형성되었는가의 경위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한자음의 표기는 한글창제 반포(1446년) 이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이전의 모습은 확실하게 알 수 없다(언어학적인 재구의 방법을 통하여 윤곽은 어느 정도 그려낼 수 있지만).
여기서 중국의 역대 한자음의 음가(학자에 따라 약간은 다르다)를 살펴 볼 수밖에 없는데, 별(別)에 대해서는 제주도에도 흔히 ‘벨(벨로, 벨방, 벨 일 등)’을 쓰므로 줄이고 격(格)에 대해서만 보기로 한다.
위진남북조(220~581년)부터는 ‘갹’, 만당(晩唐)-오대(五代)(836~960년)에는 ‘격’, 원대(元代)(1279~1368년)에는 받침 –k(ㄱ)이 탈락하여 ‘겨이’로 변해 왔다.
어느 것이나 두자음과 주모음 사이에 반모음이 끼어 있어서 구개음화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말의 구개음화는 지름(기름), 질(길), 져슬(겨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원대(元代)처럼 받침 ‘ㄱ’이 없어지면 ‘겨이’가 ‘저이→제’로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본래의 한자음 ‘격’은 한자음대로 ‘격(별)’로 전승되면서 구개음화된 제(벨)은 방언에서 그렇게 사용되어 굳어져 간 것이다.
여기에 부사형어미 ‘히’가 붙은 형태가 ‘제벨히→제벨리’로 되었다.
표기상 ‘제벨리’를 형태분할 위주로 ‘제벨히’로 표기할 것인지 단순표음 위주로 ‘제벨리’로 표기할 것인지는 좀 생각해볼 여지는 있다.
특벨리, 유벨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에서 각별(各別)이 아닌 격별에서 방언화한 것도 한 특색이며 ㄱ탈락이 원(元) 시대의 한자음의 영향인지, 보다 전시대부터 제주도에서 독자적으로 변화되어 온 것인지는 두고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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