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맥주와 차가운 샌드위치 그리고 공직자
따뜻한 맥주와 차가운 샌드위치 그리고 공직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2.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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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윤.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기술팀장

북유럽의 자그마한 나라 핀란드에 공직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를 줘도 괜찮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따뜻한 맥주, 찬 샌드위치도 공직자에게는 과분하다는 뜻으로 청렴을 강조하는 말이다.

핀란드에서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새내기 공직자들에게 주입되는 윤리강령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행동강령 교육과 실천이 부패 방지를 위한 별도의 법률이나 기구가 없는 핀란드에 이다지 높은 청렴도를 유지할 수 있는 근간(根幹)이었던 것 같다.

핀란드 공직자들이 정직한 이유에 대해 파울라 틸호넨(Paula Tilhonen) 박사는 부패의 가장 근원적인 발생은 행정과 정치에 있다고 정의하고 이들의 청렴도를 유지하는데 계급 차별 없는 사회, 공무원의 신분과 적정수준의 급여, 투명성과 공개성 등 13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모 군의원들의 해외 연수에서 행해진 일탈이나 법조계의 재판과 관련한 부적절한 청탁설() 등 소위 잘나가시는 분들이 우리의 어두운 민낯을 여실히 드러나게 해 사회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피해자인 현지 가이드에 의하면 주취 폭력, 여성 접대부 요구 등 지역의 민의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내에서도 모자라 외국에 원정 가서까지 그런 추태를 부렸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오히려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자성의 기회가 되었다.

스스로에게 정직할 수 있고, 최소한 사회와 나와의 무언의 약속인 교통 신호등 지키기, 쓰레기 버리지 않기, 민원인과의 약속 지키기 등 사소한 것부터 자신의 잣대를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청렴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평가 결과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부 청렴도 1등급으로 지난해보다 상승했지만, 외부청렴도 3등급, 정책고객평가 5등급으로 각각 1등급씩 하락한 결과 종합 청렴도 3등급으로 지난해보다 1등급 하락한 성적으로 보였다고 발표했다.

외부에서 보는 공직자의 청렴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방증이며, 앞으로 개선의 소지가 많다는 결과라 생각한다.

모름지기 공인(公人-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대어 경거망동하거나 부정한 행동을 삼가고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보태진다면 우리 도의 청렴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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