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미(香味)에 주목한 프리미엄 커피 전성시대
향미(香味)에 주목한 프리미엄 커피 전성시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2.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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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대 월간커피 발행인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에 익숙했던 우리가 이제는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브라질 등 커피 생산국별 향미(香味)의 차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인스턴트 커피가 전부인 시대는 가고 이제는 융드립, 더치커피, 스페셜티 커피 등 더 좋은 커피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하루 평균 커피 소비량 300t. 1인당 하루에 마시는 커피가 평균 한 잔 반, 1년이면 500잔 이상을 마시는 커피가 우리 커피 문화를 새롭게 바꿔 놓았다.

시작은 1999년 미국의 글로벌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에 직영 커피전문점 1호를 내면서부터이다.

신세계 백화점과 미국 스타벅스가 5050으로 투자해 설립한 스타벅스 코리아는 신세계의 마케팅과 스타벅스의 노하우가 접목돼 문을 열기 전부터 세간의 이슈가 됐다. 스타벅스는 1호점 개점에 앞서 각종 언론을 통해 새로운 커피의 국내 시장 진출을 알렸고 스타벅스 커피가 앞으로 우리의 커피 시장을 변화시킬 것이란 메시지를 지속해서 던졌다.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까지 헤이즐넛 커피가 대표하는 소규모의 향 커피 사업자들이 전개하던 원두커피 문화와는 차원이 다른 시작이었다.

특히 스타벅스가 들고나온 커피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커피문화였고 메뉴의 용어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어의 ‘Express’와 같은 빠르다라는 뜻을 가진 에스프레소(Espresso)는 새로운 문화의 상징어였으며 혁신의 커피 아이콘이었던 것이다.

또한 커피 바에서 커피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바리스타(Barista)라는 신종 직업은 커피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었으며, 멋진 테이크아웃 전용의 컵에 담긴 커피를 들고 젊은 여성들이 거리를 걷는 이미지는 트렌디한 소비를 이끄는 글로벌 한 멋의 상징처럼 사람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미국 문화의 전 지구적 지배를 가능케 함에 있어 세계화란 곧 미국화다(Globalization is US)’라고 지적했지만, 이탈리아 커피인 에스프레소를 들고 미국의 스타벅스는 대한민국의 커피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킨 것이다.

스타벅스 이후 초기 원두커피의 시작에서는 이탈리아, 미국 등 수입 커피가 대세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부터 전국에 커피를 직접 볶는 로스터리(Rosterey) 카페가 계속 문을 열면서 커피의 맛에 집중하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베트남,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그린빈의 수입이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그리고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의 중남미 등 매우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커피가 들어오면서 단일 품종의 커피, 즉 싱글오리진 커피가 우리의 커피 입맛을 깨우기 시작했다.

카페모카나 달달한 맛의 베리에이션(Bariation) 메뉴가 크게 인기를 끌었던 초기의 우리 원두커피 문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본질의 맛에 충실한 커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출발은 세계 커피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포틀랜드나 시애틀에서였지만, 우리나라 역시 품질을 중시하고 커피 산지에 집중한 몇몇 개인 카페들의 노력에 의해 스페셜티라는 개념은 커피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는 키워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한정적인 수량만 생산되는 스페셜티 커피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우리보다 훨씬 규모가 큰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등을 넘어서 커피 산지와 좋은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비싼 커피 가격 때문에 지금도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상업적인 커피인 커머셜과 스페셜티 커피 사이에서 어떤 것을 주종으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사업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의 커피 산업은 프리미엄 경쟁으로 들어섰고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는 점점 시장을 늘려갈 것이란 견해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우리는 이미 커피의 프리미엄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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