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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무늬만 농지’ 더는 좌시해선 안 돼
우후죽순 ‘무늬만 농지’ 더는 좌시해선 안 돼
  • 제주일보
  • 승인 2019.02.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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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는 다른 토지와 달리 취득하는데 엄격한 제한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농민이 아닌 사람은 농지를 살 수 없다. 예로부터 농경문화의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는 농지투기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게 다름 아닌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다. 우리 헌법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수립 직후 농지개혁법을 제정·시행하면서 이 원칙 아래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되며, 그 분배의 방법, 소유의 한도,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를 정했다. 이 원칙은 현재까지 엄격하게 집행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면서 농지 또한 투기꾼들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위장 농민 또는 가짜 농민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제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무늬만 농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당국의 감시가 완화된 것도 아닌데 말 그대로 ‘할 테면 해보라’식의 투기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투기성 농지 취득을 막고 농지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특별조사를 실시해 농지법을 위반한 농지 7587필지(799㏊)를 적발했다. 위반자에게 이행강제금이 부과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특별조사 이후에도 위법이 의심되는 농지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조사에서 위법의심 농지 1267필지(125ha)가 적발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045필지(321ha)가 확인됐다. 농지를 위법적으로 구입한 사람은 농지법에 따라 청문 절차를 마친 뒤 1년 내 농지처분 의무가 부과된다. 농지처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처분 때까지 매년 부과된다. 그런데도 농지투기 의혹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농지는 어떤 경우에도 투기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농지에 까지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 경우 선량한 농민들로부터 영농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 자연스럽게 농지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농지 황폐화 현상까지 발생한다. 이는 제주의 농촌경제 전반을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마저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를 비웃고 있다. 농지를 취득한 뒤 실제 영농활동에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제주에 불어 닥친 부동산 투기 열풍에 편승해 ‘한건’ 노린 사람들이다. 농지투지가 더는 발붙일 수 없도록 엄정대응 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다. 농지에 까지 투기바람이 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막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으로만 놓고 본다면 농지법만으로 투기를 막는 것은 역부족으로 판단된다. 망국적 병폐인 부동산 투기로 간주해 보다 엄중한 내용의 투기근절대책을 찾아야 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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