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문제해결, 이제 ‘지역정치’가 나설 때
제2공항 문제해결, 이제 ‘지역정치’가 나설 때
  •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9.02.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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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추진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국토부는 성산에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제2공항반대책위원 등 반대측이 국토부 관계자들의 설명회장 입장을 저지하면서 설명회는 무산됐다. 국토부는 설명회가 무산된 뒤 제주도청에서 기자브리핑을 실시했다. 기자브리핑에서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파급효과를 거론한 뒤 “제주국제공항 포화에 따른 안전문제나 이용편의를 고려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 폭설과 기상 악화 시 우려가 크다”며 “제2공항은 당초 계획대로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반대측은 “제2공항 찬성과 반대 측에 공평하게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했지만 반대 측과의 대화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반대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주민설명회 무산 다음날인 지난 15일 국토부는 성산읍사무소 회의실에서 성산읍이장단협의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장단협의회 소속 이장 14명 중 12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안창운 협의회장은 “찬반을 떠나 제2공항을 추진하려면 국토부가 주민간 갈등을 해소해줘야 한다”며 “피해 공항 때문에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아픔 등 반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국토부의 입장은 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2공항 건설이 불가피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2공항반대대책위로 상징되는 반대 측 또한 지금까지 유지해 온 반대 입장을 좀처럼 굽힐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이 간격을 좁혀나갈 역할은 지역정치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인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물론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한다. 제주처럼 도세가 약하고 정치력 또한 타지방에 비해 약한 상황에서 정부의 입장에 반기를 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지원을 안 받으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이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그렇다고 소리를 키우고 있는 반대 측 입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지금도 모든 문제가 완전하게 풀렸다고 할 수 없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빚어진 과거의 갈등양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해군기지 갈등이 확산되는 기간 제주의 지역정치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눈치 보기’에 급급해 했다. 서로 좋은 소리만 하려 했지,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갈등해소를 위해 내놓은 대안 또한 ‘소통강화 또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론적인 소리만 되풀이 했다. 그러는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이 거대갈등의 소용돌이는 미래로 나가는 제주의 발목을 잡았다.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지역정치가 나서야 할 당위성이 차고 넘치는 이유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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