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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사이(1)
부모와 아이 사이(1)
  • 제주일보
  • 승인 2019.02.12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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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제주지방법원 가사상담 위원·백록통합상담센터 공동소장

선생님, 아이가 친구 돈을 훔쳤대요. 담임선생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도 했어요. 가슴이 후들거려 아이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소리 지르자 아이가 절 빤히 쳐다보는 거여요. 그 눈빛이 너무 싫어 눈 내려!’ 하며 뺨을 때렸어요.

그리곤 너무 화가 나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몇 대? 더 때리고 쥐어박고 한 거 같아요. 아이가 코피를 흘렸는데, 평소 코피는 자주 흘리는 아이였어요.

용돈도 주고 집에 먹을 것도 많은데 뭐가 아쉬워 친구 돈을 훔쳤는지 이해가 안 되고 엄마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이 올라갔는데. 이건 별이를 위해 다신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은 거지 아이를 학대한 건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고 고개를 떨군 별이 어머니. 별이 어머니와는 법원의 아동보호 재판에서 내려진 상담 처분 결정으로 만났다.

아동보호 재판은 만 18세 미만인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으로부터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재판 절차다.

법원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학대 행위자를 징역 등으로 처벌하는 형사 절차 학대 행위자에 대한 아동보호 사건 학대 아동을 위한 피해 아동 보호 명령 사건 등에 대해 관여할 수 있다.

누구나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아동보호 전문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접수한 사법경찰관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는 바로 현장에서 행위자를 피해 아동으로부터 격리하거나 피해 아동을 보호시설이나 의료기관으로 인도하는 응급조치를 취한다.

별이의 사례도 누군가가 신고를 해 별이는 아동보호기관으로, 부모는 법원의 절차로 넘어오게 됐다.

법원에서 아동보호 사건을 조사·심리해 그 결과 보호처분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다음의 각호의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1호 아동학대 행위자가 피해 아동 또는 가족 구성원에게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 2호 아동학대 행위자가 피해 아동 또는 가정 구성원에게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 제1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접근하는 행위의 제한 3호 피해 아동에 대한 친권 또는 후견인 권한 행사의 제한 또는 정지 4호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회봉사 수강명령 5호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호관찰 6호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한 감호위탁시설 또는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보호시설에의 감호위탁 7호 의료기관 치료위탁 8호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소 상담 위탁.

아동보호 사건 중에는 독특하게 법원에서 다른 재판을 진행하다가 아동학대 상황이 발견되면 법원의 직권으로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바로 실시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피해 아동 보호 명령 사건은 피해 아동이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 등이 법원에 직접 청구하거나 가정법원 판사에 의해 직권으로 개시되는 절차다.

자녀 훈육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부모 입장에서는 학대에 대해 부인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 자신이 어릴 때 양육 받은 경험을 내세우며 아이가 맞을 짓을 해서 조금 손 본 것이지 학대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도 맞을 짓을 하지 않고 또한 때릴 권한이 있는 부모도 없다. 부모가 알코올이나 정신적인 문제로 아이들을 때려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상담 처분이 내려진 부모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주는 모든 것은 학대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일정한 규칙을 주고 그 규칙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것이 훈육이지만, 그 규칙이 부모의 강박관념 때문에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혹시 그런 면은 없는지 부모가 인식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과 아이는 보호시설에 머물길 원하고 부모는 아이와의 재결합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음 회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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