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 전세버스 ‘위기’…손님 급감에 인력난 악순환
제주 관광 전세버스 ‘위기’…손님 급감에 인력난 악순환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02.1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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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30% 그쳐…中 단체관광·수학여행 회복 더뎌
기사 대거 이직에 인력 부족…운영난에 축소·폐업 잇따라

도내 전세버스 업계가 단체관광객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인력 유출 등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맞물려 최근 숙박업계, 골프장 등에서도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어 전반적인 관광업계의 경영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전세버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전세버스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30.9%에 그쳤다. 

도내 전세버스 가동률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여파로 2016년 48.5%에서 2017년 28.5%로 급락한 이후 올해에도 30% 안팎의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크게 타격을 받은 데다 2014년 이후 급감했던 수학여행단의 회복세도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개별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내국인 단체여행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전세버스 업계는 2017년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맞물려 운전기사들이 근무여건이 나은 공영·민영버스업계로 대거 이직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공영·민영버스 기사 모집 당시 120명의 전세버스 기사가 옮겨간 이후 현재까지 300명 이상이 이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인력이 대거 유출된 탓에 수학여행 시즌 등 성수기엔 오히려 전세버스를 운전할 기사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긴 이후엔 평소 예약률이 10% 정도밖에 안 된다. 올 1월과 2월엔 예약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근데 당장 3월부터 수학여행단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오히려 운전기사가 턱없이 부족해 멀쩡한 버스를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기사들이 대부분 여건이 나은 공영버스로 옮겨가서 성수기엔 200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상황이 어려워지자 전세버스 업계에서는 운영난으로 인해 문을 닫거나 가동차량을 줄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등록된 전세버스는 지난 1월 말 현재 총 2004대로 2017년 말(2172대)과 비교하면 1년여 새 8% 줄었다.

특히 이 가운데 경영악화로 인해 휴지 신고돼 있는 버스도 80~90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대)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세버스 업체 역시 지난해 말 기준 55곳으로 전년 동기(63곳)와 비교해 8곳 줄었다. 대부분 운영난으로 인해 중소업체가 대형조합으로 통폐합되거나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도내 숙박업계와 골프장 등에서도 내국인 관광객 감소와 출혈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어 관광업계 전반의 경영 악화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내 전세버스 업체들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기면서 크게 타격을 받은 데다 인력난까지 가중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 단체관광 재개를 기대하며 버텨보던 업체들도 최근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차량을 줄이거나 운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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