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제주여성공동체를 바라며”
“더 큰 제주여성공동체를 바라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2.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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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제주도 여성가족청소년과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는 안 된다. 198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토빈이 당시 생소했던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해 표현한 한 줄 설명이다. 위험을 줄이는 분산투자의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경제의 트렌드다.

그러나 공동체는 사정이 다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하나하나를 떼어놓으면 약할 수 있지만, 모으면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해지는 것이 공동체의 힘이다. 공동체의 사슬로 연결된 우리 사회에서 잘 짜인 공동체의 위력은 매우 크다.

특히 여성의 섬이라고 하는 제주에서 여성공동체의 정신적 뿌리는 매우 깊고 단단하다. 사회참여와 정치적 입지도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 반경도 훨씬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여성공동체의 더 큰 발전을 위해 현장을 지원하는 입장에서 아쉬움도 없지 않다. 따로따로 발휘되는 단체 역량에 비해 단체 간 구심점 역할을 하는 여성공동체의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는 지난 12월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제주도내 여성단체들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단체 간의 연대와 협력이 부족하고 구심적 역할을 위한 기관이나 소통창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단체 간 네트워크와 연대 사업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20, 30대 젊은 세대와의 소통도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단체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의 기본 성격은 여성의 권익 보호와 사회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같은 길 위에 있다. 제주 여성의 역량을 제대로 모으고 정책화, 사회화하기 위해서라도 더 큰 제주 여성 공동체를 향한 자기혁신과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도에서도 여성단체의 주도적 참여라는 기본원칙 아래 성 평등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의 수립부터 자생력 확보, 교육과 단체 간 네트워크 활성화, 여성 세대 간 소통강화 등 더 큰 제주여성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힘써나갈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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