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를 공원으로 일군 ‘불굴의 제주인’
황무지를 공원으로 일군 ‘불굴의 제주인’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2.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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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길언 소설가, 송병규 한림공원 회장의 일대기와 공원의 탄생과정 담은 '공원의 탄생' 펴내
공원의 탄생
공원의 탄생
송봉규 한림공원 회장

척박한 땅과 불확실한 기후, 불리한 자연 조건 속에서도 제주시 한림읍의 맨땅에 공원을 일궈낸 제주인이 있다. 송봉규 한림공원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현길언 소설가가 최근 송 회장의 일대기와 공원의 탄생과정을 담은 ‘공원의 탄생’을 펴냈다.

송 회장은 일제강점기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어나 해방 이후 4‧3과 6‧25를 겪는다. 성균관대 정치학과에 입학하지만 귀향 후 후학 양성에 힘쓴다.

그는 한림중 교사 재임 기간 동안 교내 과학 실험실 마련을 위한 자금 확보가 불가능하자 학생들과 폐품 수집 운동을 벌여 3개월 만에 목표금액을 달성해 과학실험실을 만들고, 도내 최초로 교내 방송국을 만들기도 했다.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해 신설될 고등학교를 공업계 고등학교로 설립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송 회장은 이후 1956년 제2대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2년 간 제주시 한립읍 수원리 ‘구름드르’ 자갈밭 정지 사업과 한림항 어업 전진기지 유치 등을 진행했다.

그는 일본의 오사카에서 열린 ‘엑스포 70’ 만국박람회에서 온실 속 자라는 각종 선인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지역이 위도상 제주와 비슷하다는 점을 볼 때 제주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제주로 돌아온 그는 공원을 짓기로 결심, 1971년 6월 제주시 한림읍의 2300여 ㎡의 토지를 매입했다. 그리고 황무지였던 모래밭에 돌을 걷어내고 좋은 흙을 채워나간 후 서서히 옥토로 만들어갔다.

이후 송 회장은 공원 일대에 유리온실을 건축해 아열대 식물을 자라게 했다. 협재굴과 쌍용굴 연결 공사‧지하수 개발도 실시했다. 한림공원은 현재 도내 대표 관광지가 됐다.

송 회장은 1983년 10월 제주도문화상과 2003년 1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 받았다.

현길언 소설가는 “황무지 모래언덕을 공원으로 일궈낸 한 사람의 꿈과, 땅에 대한 신뢰, 노동과 고향을 사랑하는 열정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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