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의미 함께 나눠요
'우리'의 의미 함께 나눠요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9.02.04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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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해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세뱃돈이 생겨서 좋았고, 새 옷이 하나 생겨서 좋았고,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어 좋았다.
또 무엇인가 새로운 듯한 분위기 속에서 막연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만 같았고, 거창한 신년 계획표를 세우면서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달력의 빨간 날이 됐고, 그저 어제의 다음날이 되지 않았나 싶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새해지만, 결코 누구나 똑같이 맞이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그냥 휴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서글픔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새로움은 언제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일 것이다. 새해에는…….

기해년 새해를 시작하는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정월(正月, 설)은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로, 한 해의 최초 명절이자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일반적으로 설을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날에는 차례상과 집으로 찾아오는 세배 손님의 대접을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한다. 이 음식들을 세찬(歲饌)이라 한다.
특히 설날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떡국은 언제부터 먹었는지 흰떡의 역사를 문헌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벼농사를 짓고 시루와 돌확을 사용했던 때가 기원전 4~5세기경으로 밝혀져 있으므로 이때부터 흰떡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 풍속에 설을 쇨 때에는 반드시 떡국을 먹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떡국에 ‘첨세병(添歲餠, 나이를 더 먹는 떡)’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가래떡을 길게 늘여 뽑는 이유는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가래떡을 동전처럼 둥글게 써는 이유는 둥근 모양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의 모양과 같아서 새해에 재화가 풍족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고 한다.

설날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풍속이 있는데, 설날 아침에 온 가족이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새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옷을 설빔이라고 한다. 설빔은 각 가정에서 형편에 맞춰 준비했는데, 새날의 준비를 정성과 효성을 담아 시행한 풍습이었다. 예전에는 옷이란 것이 귀한 것이고 직접 집에서 해 입던 것으로 자주 만들 수 없던 것으로 새해를 맞아 온 가족의 설빔을 준비하는 것이 새해맞이의 중요한 일 중 하나였던 것이다.

또 섣달 그믐날 밤 자정이 지나 설날 이른 새벽에 대나무로 엮어 만든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두면 복을 많이 받는다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복조리라고 했다. 조리는 과거 농경국가에서 쌀알을 일어 담는 것이 그 해의 복을 일어 담는 것으로 상징한데서 온 풍습이다.
풍습 외에도 설날에 먹는 음식 중에 현재는 잘하지 않는 것이 세주(歲酒)다. 세주란 설에 쓰이는 술인데, 찬술이 쓰이며 가양주가 금지된 시대에도 세주만은 가정에서 담갔었다. 요즘은 청주를 대신 쓰는 경향이 있다. 설날 이 술을 마시면 병이 나지 않는다고 해 젊은이가 먼저 마시고 나이든 사람이 나중에 마신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와 생활상이 변화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

고향을 떠났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조차 어려워졌고 ‘역귀경’ ‘해외여행’이라는 새로운 풍속이 생겨났다.
최근 한 업체가 직장인 1154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62.8%는 설 연휴가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라고 답했다. 기다려진다고 응답한 사람은 37.2%에 불과했다.

설 연휴에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의미를 반대로 보면 설 명절이 그만큼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설이 언제부터 우리의 명절이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중국의 역사서나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서 설의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기록들로 미루어 추정하고 있지만 많은 기록들에 나오는 설의 풍속도는 지금과 비교해도 낯설지가 않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족과 친척, 이웃이 즐거운 나눔을 통해 공동체라는 보이지 않는 정신적 연대감을 확인한다는 점이다. 해가 바뀌고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단순한 셈법에서 벗어나 가족과 이웃끼리 즐거움은 물론이고 슬픔과 고통까지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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