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대신 쓰레기 심는 어른들
새싹 대신 쓰레기 심는 어른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9.01.3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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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에서 가장 시끄러운 문제라고 하면 급증하는 차량 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가 꼽힐 것이다.

제주시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클린하우스를 운영하고, CCTV까지 달아 관리하고 있다. 전 제주시장인 고경실 시장은 재활용품 쓰레기 배출제를 도입하며 자신을 ‘쓰레기 시장’이라고 명명하고 쓰레기 문제 해결에 사활을 걸 정도였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정당국의 노력에도 제주지역의 쓰레기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남 몰래 버리는 쓰레기들은 환경 파괴는 물론, 자라나는 새싹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도내 88개 초등학교 주변 146개 횡단보도에 설치된 ‘노랑깃발’ 보관함에는, 어른들이 새싹들의 안전 대신 심은 쓰레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 설치된 ‘노랑깃발’ 보관함에는 깃발 대신 쓰레기만 가득했다. 

담뱃갑, 종이컵 등 일상 생활에서 쉽게 버려지는 쓰레기는 물론 누군가가 버린 털모자도 눈에 띄었다. 

다른 노랑깃발 보관함에는 먹다 버린 음료 유리병, 아이스크림 막대 등이 노랑깃발을 보관함을 차지하고 있었다.

노랑깃발 보관함 자체가 파손된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같이 노랑깃발 보관함이 훼손되고 깃발이 분실되는 이유는 사업 주체인 제주스마트복지관의 인력과 예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랑깃발 사업은 2016년 제주스마트복지관이 백록초등학교에 시범 사업을 벌이면서 실시된 것이다.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이듬해 제주도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좋은 반응에 사업을 확대하긴 했지만, 146개 횡단보도에 설치된 1792개의 깃발을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이에 스마트복지관은 제주도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노랑깃발 관리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지만, 교육 당국의 반응은 시큰둥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안전, 아이들의 미래는 누구 하나가 나서서 지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취지가 좋고 내용이 좋은 사업이어도,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때, 쓰레기 대신 새싹을 심을 때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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