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열풍이 식어간다는데
제주 이주 열풍이 식어간다는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1.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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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 자문위원·수필가·시인·논설위원

새해 들어 도내 일간지 J일보는 이주 열풍은 끝났다제주 인구 변곡점 맞나’(201916)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중앙 유력일간지 C일보도 제주살이, 이젠 인기어수다’(201918)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들 기사는 올 상반기 예상됐던 70만 돌파도 힘들어질 듯’, ‘후끈했던 제주 이주 열풍 식어’, ‘부동산 급등에 주거비 늘고 교통난 등 생활 환경도 악화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필자는 중앙지 D일보를 본다. ‘굿바이 서울코너에서 제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 수기를 즐겨 읽는다.

인천의 조모씨는 한경면 중산간에서 숙박업을 한다. 그는 육지와 달리 제주에서는 집들이도 결혼식, 장례식과 같이 상부상조하는 풍습에 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주 열풍이 한창 때인 2015년에 경기도 용인에 사는 중국어 강사는 아이들에게 제주섬에서 좀 여유 있는 삶을 선물하고 싶어서라고, 마포구의 O씨는 제주에 내려가 새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고 했다.

제주도가 일반적인 귀농과 다른 점은 서비스 산업이 발달해 있다는 점(새로운 직업, 사업 도전), 젊은 층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점(새로운 주거환경),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 등인데 제주에 내려간 이주민들의 만족도는 56.4%로 나타났다.

제주 이주 열풍이 주춤한 통계를 살펴보자. 2015~2016년에는 6700여 명이나 이후 2017년에는 4500여 명으로 감소했다. 앞에서 C일보는 월 1000명 달했던 순이동 인구가 지난해 12200여 명으로 내려갔다고 분석한다. 무엇이 제주 이주 열풍을 시들게 하는 것일까?

무분별한 개발, 자연훼손, 부동산값 폭등, 교통난, 일자리 문제 등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나타나는 듯하다.

한 마디로 고향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잉개발과 관광산업 위축 등으로 이주민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주민들이 너도 나도 게스트하우스와 커피점, 음식점 등을 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을 보면 그들의 제주 정착에 의문을 품게 한다.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숙박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매출 실적은 자꾸만 떨어져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에 걸었던 낭만과 꿈! 이제 떠나려 한다.

행정지도로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긴 하나 도내 게스트하우스 객실 수가 무려 12000여 실(3900여 업체)이라니 정상적인 영업은 기대할 수 없다. 이러다 2019년 상반기에 예상한 제주도 인구 70만명 돌파도 주춤하겠지.

필자는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재경향우에게 육지 사람들이 우리 고향에 내려가(이주) 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제주에 장기적으로 사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변화가 없고 흥밋거리가 없다.”(대정 출신 K)

꿈을 안고 내려갔는데 교통, 쓰레기, 부동산값 폭등으로 계속해서 살 곳이 아니구나 느꼈다. 자녀 교육도 그렇고.”(애월 출신 B회장)

도내 행정서비스 면에서 이주민에 대한 애정이 부족하다. 현지인들의 배려도 아쉽다. 이젠 국내 곳곳마다 장점이 있다. 큰 기대를 걸고 내려갔는데 그 기대가 사라져간다.”(서귀포 출신 H회장)

원주민(제주인)과 이주민 사이에 소통과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 이주민 의견을 경청해 시책에 반영해야 한다.”(G회장)

모두 부정적인 시각이다. 대안 제시는 부족하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가는 추세가 제주에도 나타나고 있으니 인구 증가 방안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는지 큰 과제다.

제주도 당국에서 인구 유입 방안의 하나로 청년 일자리 창출 시책에 다 함께 중지를 모아야겠다.

필자의 향리인 서귀포시 대정읍은 국제외국인학교 주변 지역에 건설경기가 이어지고 읍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려 나의 일처럼 기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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