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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노인 낙상, 암보다 무서워
겨울철 노인 낙상, 암보다 무서워
  • 제주일보
  • 승인 2019.01.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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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아악외마디 비명 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갔다. 거실에 어머니가 쓰러져 있다. 허리가 너무 아파서 앉지도 서지도 못한다. 화장실을 가다가 미끄러져 그냥 넘어진 건데 척추 뼈가 부러진 것이다. 노인은 골다공증이 있어서 툭 주저 앉아도 뼈가 잘 부러진다. 수술 후에도 회복이 느리고 침대에 장기간 누워 지내면 다른 합병증에 치매까지 온다. ‘꽃보다 할매가 하루아침에 치매 노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낙상이 불러온 재앙 같은 결과다.

실제로 노인에게 낙상은 암보다 무섭다.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은 매년 1회 이상 낙상하고, 그중 4명 중 한 명은 입원한다. 노인이 낙상했을 때 골다공증 때문에 5~15%가 골절로 이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세 이상 골다공증 골절 중에 고관절 골절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남성은 2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재골절이 발생하면 1년 이내 사망률이 30%에 육박했다. 이렇게 고관절 골절이 무서운 이유는 일어서고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으면 신체의 근육이 금방 말라버리고 뼈가 약해진다. 심폐기능과 호흡 이상으로 폐렴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노년층에서는 근골격계··심혈관계 건강이 모두 밀접하게 연결된다. 골절 같은 외상을 겪고 난 후 치매가 오는 사례가 흔한 이유다.

이렇게 무서운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낙상은 바깥보다는 집 안(70%)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많이 일어나는 순서는 침대 (32%), 문턱 (29%), 화장실 (20%), 거실(10%) 이다. 평소에 주변 환경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안에서는 발이 걸릴 수 있는 전기 코드나 낮은 가구, 아이들 장난감, 미끄러운 방석 등을 치워야 한다. 미국의 경우 카페트에 발톱이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발톱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집안의 인테리어는 문턱을 없애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한다.

욕실에서는 미끄러져 낙상하지 않도록 바닥에 미끄럼 방지 작업을 해야 하고, 변기나 욕조 옆에는 손잡이를 설치해야 한다. 노인은 변기나 욕조에 앉아있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으로 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넘어지더라도 비상벨이나 호출 버튼을 설치하여 도움 요청이 가능하도록 한다.

노인은 대부분 노안으로 시력이 떨어진다. 특히,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로 이동할 때 어두워 발생하는 낙상이 많다. 따라서 노인의 방은 밤에도 주변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게 하는 게 안전하다. 주로 이동하는 화장실이나 물 마시는 거실까지 가는 길에 안내 등이나 야광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출할 때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두껍고 무거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다. 지팡이나 등산용 스틱으로 땅을 지지하고 걸으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넘어질 때 고관절 충격을 흡수해 주는 특수 보조기(하네스)를 착용하면 고관절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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