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신구간…이사 시즌 활짝
그래도 신구간…이사 시즌 활짝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9.01.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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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커버] 신구간

신구간(新舊間)은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줄임말로 제주를 대표하는 오랜 풍습이다. 인간 세상을 관장하는 1만8000여 신들이 옥황상제에게 한 해 동안 일어난 일을 보고하고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기 위해 천상으로 올라가 있는 기간을 말한다. 24절기의 하나인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 사이로 보통 일주일 정도다. 

제주 사람들은 신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이 시기에는 이사와 집수리 등 평소 금기됐던 일을 해도 괜찮다고 믿었다. 육지로 따지면 ‘손 없는 날’이 일주일간 이어지는 셈이다.
 
▲신구간 진풍경 이제는 ‘옛말’…아파트 확산·1인가구 증가 등 영향

올해 신구간은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제주에서는 신구간만 되면 이사하는 사람들로 마을 곳곳이 시끌시끌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도내 웬만한 이사는 모두 신구간에 이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증금이 필요한 월세나 전세 대신 1년치 집값을 한 번에 내는 사글세가 제주에서 유독 성행한 것도 신구간 때문이다. 사글세로 신구간에 입주해 1년 후 재차 재계약을 하거나 신구간에 맞춰 다시 이사를 가는 구조가 반복됐다.

자연스레 ‘신구간 특수’라는 말이 생겼다. 이사 업체와 부동산 회사는 물론이고 가전제품‧가구 회사, 인터넷 업체 등도 신구간만 되면 호황을 누렸다. 일부 육지부 이사 업체들은 신구간에 맞춰 내려와 ‘반짝 장사’를 하고 올라갈 정도로 신구간은 말 그대로 이사 그 자체였다.

지금은 이러한 진풍경을 찾아보긴 힘들다. ‘신구간 특수’라는 말도 점차 옛말이 되고 있다. 아파트 확산, 1인 가구 증가 등 주거형태가 변하고 이주민들이 많아짐에 따라 이사도 연중으로 분산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구간 제주지역 이사 수요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새 보금자리 꼼꼼한 점검 ‘필수’
이사를 준비할 때는 우선 예산에 맞는 집을 구해야 한다. 집은 생활정보지와 부동산중개업소, 인터넷, 휴대폰 앱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알아볼 수 있다. 단, 요즘 유행하는 휴대폰 앱의 경우 허위·미끼매물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앱 이용자 중 34.1%가 허위·미끼 매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 갈 집을 정했다면 해당 주택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내부 인테리어, 수압, 화장실과 배수구 상태 체크는 기본이다. 이에 더해 집 주변 소음 정도, 인근 주요시설, 버스정류장과의 거리 등을 함께 살피면 더할 나위 없다.

해당 주택의 ‘등기부등본’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등기부등본에는 계약하고자 하는 집의 소유자를 포함해 가등기·가처분·압류·가압류 등의 정보가 기록돼 있다. 혹시 모를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전세나 월세로 입주하는 경우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 등에서 전입신고를 한 후 확정일자를 받아야 법률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신구간을 맞아 조리기구, 가스용기 탈·부착 부주의로 발생하는 가스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사철 가스사고 주의보’를 발령, 안전대책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알뜰살뜰 중고물품 나눔장터 ‘이용’ 
제주시는 오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종합경기장 야구장 동쪽에서 ‘2019 신구간 중고물품 나눔장터’를, 서귀포시는 다음 달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2019 봄맞이 환경나눔장터’를 개최한다.

나눔장터에서는 이사과정에서 발생한 재사용 가능하나 버려지고 있는 가구·가전류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소형 폐가전의 경우 도내 42개 재활용도움센터를 통해 무상으로 배출할 수 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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