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버스 불법 주정차에 단속 회피 '꼼수'
제주버스 불법 주정차에 단속 회피 '꼼수'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1.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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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뒤편 보닛 열고 번호판 가려 놓기도
지난 23일 제주종합경기장 인근 도로에 불법 주·정차한 대중교통 버스들이 무인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닛을 열어 놓고 번호판을 가려 놓고 있다.
지난 23일 제주종합경기장 인근 도로에 불법 주·정차한 대중교통 버스들이 무인단속을 피하기 위해 보닛을 열어 놓고 번호판을 가려 놓고 있다.

대중교통 버스 운전원들이 차고지 문제로 도로변 불법 주·정차를 일삼고 단속을 피하려고 ‘꼼수’까지 부리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제주종합경기장 인근 한 도로. 차량 통행이 많은 퇴근시간 대 버스 3대가 불법 주·정차돼 있는 바람에 운전자들은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 불법 주·정차 버스들은 무인단속 등을 피하기 위해 차체 뒤편 보닛을 열어 번호판을 가려 놓기도 했다.

또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들이 불법 주·정차 버스에 가려져 어두운 밤에는 안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문제는 일부 버스의 기·종점 정류장과 차고지 위치가 멀리 떨어지면서 빚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시 오라동에 있는 한 버스업체는 90여 대의 대중교통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차고지가 20분가량 떨어진 제주오일장 인근에 있다.

보통 버스 운전원은 운행을 시작하기 전에 요금통을 새로 교체하고 운행 일지 작성, 차량 점검 등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 작업들을 지정 차고지까지 가서 진행하면 운행 시간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불법 주·정차는 어쩔 수 없다는 게 버스업체 측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제주시 등 행정당국은 버스업체 측에 “운행하기 전 정차 시에는 가급적 종합경기장 내 주차장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하는 실정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버스가 300대 이상 증차된 만큼 불법 주·정차를 근절할 수 있는 차고지 운영 대책과 강력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버스업체에 차고지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 주·정차와 단속을 피하는 꼼수 등은 용납될 수 없다”며 “버스 전용 주차장 설치를 검토하고 업체에는 지정 차고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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