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에 담긴 ‘2019 제주체육’
새해설계에 담긴 ‘2019 제주체육’
  • 홍성배 기자
  • 승인 2019.01.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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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는 시점에 서면 새로운 계획과 다짐 속에 새해를 준비하게 된다. 아쉬움이 크거나 바라고 추구하는 게 많을수록 새해를 설계하는 데 정성과 시간을 쏟는다.

기해년이 시작되면서 지상(紙上)에 제주 체육계의 새해설계를 실으면서 그 내용 하나하나를 곱씹어봤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처럼 보이는 그 공간 속에 제주체육의 현안은 물론 종목단체를 이끌고 있는 선장들의 고뇌와 다짐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새해설계의 내용은 초‧중‧고 연계를 통한 선수 육성, 전지훈련 및 각종 대회 참가를 통한 경기력 향상, 시설 확보 등으로 크게 요약할 수 있겠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한솥밥을 먹으면서 해당 종목의 활성화를 위한 저변 확대가 공통분모로 등장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당 종목단체장들은 임원진 보강, 투명한 행정 시스템 구축, 전국‧국제대회 개최, 경기시설 확충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언제 녹록하지 않은 해가 있었으랴만 올해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되레 전국체전이나 전국소년체전 같은 빅 이벤트가 제주에서 열릴 때보다 사정이 더 안 좋다고 하겠다.

선수 연계 육성의 핵심은 팀 창단 및 유지다. 전국체전이나 전국소년체전 개최때 잇따라 창단됐던 팀들이 부지불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만큼 팀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오죽했으면 제주출신 원로 탁구인이 초등학교팀 창단이 옛 명성을 되찾는 부활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했을까. 때문에 일부 종목에서 팀 창단을 거론했지만 상당수는 학교스포츠클럽의 육성 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운동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주시종합경기장은 시설이 노후화했다. 일부 종목은 시설부족으로 마을운동장을 임대해 사용하거나 전국규모 대회를 치를 때마다 허덕인다. 전국 무대에서 제주의 명예를 빛내고 있건만 전용경기장이 없어서 가슴앓이를 하는 종목도 있다.

여기에 전문체육은 또 다른 문제로 고민해야 한다. 우수 선수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주가 내놓을 카드가 거의 없다. 직장이 보장되고 차이가 뚜렷한 연봉을 제시하는데 제주출신이라고 애향심에만 호소할 수는 없다. 반대로 지역출신 선수를 우선 선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같은 명분으로 인해 전국무대에서 경쟁이 어려운 선수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자리를 마련해 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대회를 만들려면 생활체육대회여야 지원을 받기 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인구의 한계를 들어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얼핏 타당해 보이지만 전문체육의 경쟁력 강화를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15일 공포돼 연초부터 체육계가 뒤숭숭하다. 공포 후 1년 경과시점부터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다소 여유는 벌었다. 그러나 지자체 예산으로 선수 육성과 각종 대회를 개최해온 상황에서 체육에 관심이 적은 지자체장이 체육회장 겸임에서 벗어나면 예산을 줄일 가능성이 크고, 특히 전문체육에 영항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을 기우로만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해마다 새해를 맞으면서 다짐을 하지만 그 책임을 다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올해 또다시 뚜벅뚜벅 한걸음씩 내딛고자 한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가야할 길이기에 체육인들의 지혜를 모아 주어진 과제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 ….

종목 단체장들의 이 같은 말 속에서 제주체육의 현실과, 그럼에도 이를 극복해 나가려는 현장의 몸부림을 읽게 된다. 절치부심 힘들었던 협회를 다시 세우려 하고,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이들 제주체육 각 분야 선장들의 다짐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홍성배 기자  andhon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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