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생역전’을 꿈꾸는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
‘견생역전’을 꿈꾸는 버려진 개들의 이야기
  • 제주일보
  • 승인 2019.01.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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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재(제주사대부고) 명예기자 - 애니메이션 ‘언더독’을 보고…
애니메이션 ‘언더독’ 스틸컷.
애니메이션 ‘언더독’ 스틸컷.

우리가 도대체 왜 쫓겨 다녀야 되죠?”

매년 우리나라에서 유기되는 동물이 늘어나면서 유기 동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 223만명이 관람해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위를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든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유기견들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을 들고 나왔다.

원래 사람과 아파트에 같이 살던 강아지 뭉치는 주인에게 버려진 뒤 길거리 떠돌이 개 무리 짱아일행을 만나게 된다.

짱아일행을 만나 길거리 생활에 적응할 무렵, 그들이 살던 보금자리가 재개발로 인해 없어지게 되고, 갈 곳을 잃은 그들은 우연히 만나게 된 밤이와 들개 무리와 함께 개장수도, 들개 사냥꾼도 없는 동물들의 천국으로 향하게 된다.

이 영화는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유기견 문제에 대해 유기견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반려견을 버리는 사람들은 필요 없다는 이유로, 너무 크다는 이유로, 혹은 병들어 더 이상 돌볼 수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키우던 반려견을 너무나도 쉽고 무책임하게 버리곤 한다. 하지만 버려진 강아지들은 주인이 금방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며 주인을 기다린다.

영화 속에서 유기견들은 개장수에게도 쫓기며 살아가고, 누군가 버리는 뼈다귀를 얻어먹으며 산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유기견들을 별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내쫓는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약자인 버려진 개들을 돕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인 식당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이다. 자신도 삶이 불안정한 상태이면서 버려진 개들을 위해 기꺼이 손님이 먹다 버린 음식들을 내준다.

하지만 이들 외국인 노동자도 결국 유기견들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약자에게 배타적인 우리 사회를 비판한다.

뭉치와 일행들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하도 당하다 보니 사람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경계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한편으로 다리를 못 쓰거나 한 쪽 눈이 안 보이는 등 장애를 가진 개들을 키우는 부부를 등장시켜 사회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며 개선의 여지를 보여준다.

한편 언더독은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의 화려한 스타 캐스팅과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중국 실크로드 국제영화제, 도쿄 애니메이션 어워드 페스티벌 등 국내외 각종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영화 언더독은 지난 16일 개봉해 현재 전국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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