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체불임금…우리 경제의 민낯
악화되는 체불임금…우리 경제의 민낯
  • 제주일보
  • 승인 2019.01.2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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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설을 앞두고 불거지는 임금체불 문제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 침체에다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도입 등의 여파로 체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 같다.

즐거워야 할 설날에 노동 대가조차 못 받는 근로자들의 서러운 현실이 안타깝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신고된 체불임금은 모두 117669만원으로, 전년도 557343만원에 비해 갑절 이상 불어났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일용직이나 알바까지 더하면 체불 규모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다.

더욱 문제는 체불임금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센터에 신고된 체불임금 중 처리가 완료되지 않은 체불임금은 102383만원으로, 전년도 21637만원과 비교할 때 다섯 배가량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법처리되는 체불임금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신고된 체불임금 중 사법처리된 체불임금 액수도 431862만원으로 전년도(239621만원)와 비교해 갑절가량 많았다.

임금 체불을 신고한 근로자도 20171701명에서 지난해 3119명으로 크게 늘었다. 임금 체불사업장도 2017년도 849곳에서 지난해 1461곳으로 증가했다.

지역 경기 침체에 사업 부진이 가져온 우리 경제의 민낯이다.

근로자에게 임금은 자신뿐만 아니라 딸린 식구들의 생계를 이어갈 중요한 수단이다. 저임금 근로자의 경우에는 생존과 직결된다.

임금을 제 때 주지 않는 행위는 경우에 따라 한 가정의 붕괴까지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범죄와 다를 바 없다.

경기 침체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근로자가 일한 대가는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다.

임금체불은 일차적으로 장기 불황 탓이긴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명절 때나 벌이는 의례적인 특별 단속 등 대처가 사후약방문 식이기 때문이다. 상시 감독을 통해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을 튼실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 명절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와 이웃이 일한 대가도 받지 못하는 이중고 속에 차례상을 차릴 여유도, 고향에 갈 형편도 되지 않는 근로자들을 보듬어안아 줘야 한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 기업들도 체불임금 근로자를 한 명이라도 더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빈손으로 설을 쇠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설날은 여느 때보다도 가족의 얘기꽃이 만발할 만하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시달린 가족들이 한데 모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얻는 자리가 될 것이다.

즐겁고 희망찬 설날을 맞는 근로자들의 모습은 바로 이 사회의 동력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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