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포화인데…슬롯 확대 제자리
제주공항 포화인데…슬롯 확대 제자리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1.22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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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안전위, 슬롯 35회→36회 확대 보류
제주항공청 "자료 추가 확보 후 재추진"
제주공항 지연 운항 따른 불편 지속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의 지연 운항이 고착화되면서 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제주공항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현행 35회에서 36회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차질이 빚어지면서 불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제주항공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에서 16만4288대의 항공기가 운항했는데 이 중 2만6495편(16.1%)가 지연 운항했다.

지연 운항률로 비교하면 2017년 13.8%에서 2.2%포인트 상승했다.

제주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10대 중 1.5대 꼴로 최소 30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지연 사유는 항공기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다음 출발 시각에 영향을 끼치는 A/C 접속(항공기 연결)이 94.3%를 차지했다.

도민 이모씨(44)는 “공항에 도착해서야 탑승 항공기의 지연을 알게되는 경우가 부쩍 늘면서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항공기 지연 운항은 슬롯 포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항공기 운항이 많은 시간인 오전 8∼10시, 오후 2∼4시, 오후 6∼8시에는 시간당 34대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고 있다.

특히 이 혼잡 시간대에는 슬롯 최대치인 35회까지 도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혼잡 시간대에는 1∼2분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이에 제주항공청은 지난달 활주로안전위원회를 열고 슬롯을 현행 35회에서 36회로 늘리는 방안을 심의했지만 보류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고속탈출유도로(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수 있는 도로)를 추가 확충했다.

이후 한 달 여간 비행기가 활주로에 머무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항공기가 착륙 후 활주로에 머무는 시간이 5초가량 단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청은 이를 토대로 슬롯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 활주로안전위원회를 진행했지만 위원들은 “측정 기간이 너무 짧아 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심의를 보류했다.  

이처럼 현행 35회인 슬롯이 2016년 7월 이후 3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제주공항 수용 능력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제주항공청 관계자는 “교통안전공단 자문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한 후 올 상반기 내 슬롯 확대를 재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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