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슈퍼 히어로’가 되어주세요
누군가에게 ‘슈퍼 히어로’가 되어주세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1.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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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중앙여고) 명예기자 -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읽고…

나는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지만 그렇게 감동을 느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를 읽고 처음으로 책에서 감동을 느꼈다. 프레드릭 배크만이라고 하면 어떤 작가인지 잘 모를 텐데, 바로 이 사람이 ‘오베라는 남자’를 쓴 소설가 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소설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그려내는 것을 잘한다. 노인들, 아이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만 관심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자의 사정이 있는 다채로운 인물로 변신시킨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역시 다양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인 일곱 살 소녀인 엘사는 이상하다. 어른들한테도 지지 않는 아이라서 어른들은 불편해하고 친구들은 엘사를 괴롭힌다. 그런 엘사의 유일한 친구는 엘사처럼 이상한 할머니다.

할머니는 담배를 피우고 아파트 계단에 피자를 장식한다. 엘사를 위해 교장에게 지구본을 던지고, 엘사와 할머니 사이에만 존재하는 왕국 ‘깰락말락나라’ 이야기를 해준다.

하지만 할머니가 병에 걸려 돌아가시게 된다. 할머니는 엘사에게 아파트 주민들에게 편지를 전해 주는 일을 맡긴다. 엘사는 편지를 전하며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일만 하는 엘사의 엄마, 택시기사 알프, 주정뱅이 여자, 증후군을 앓는 아이, ‘괴물’과 사업가 켄트 및 그의 아내 브릿마리. 심지어 사람도 아닌 개 워스도 등장한다.

이런 주민들의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결국 끝에는 비슷한 뜻을 알려준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내면을 봐야 한다는 것. ‘일곱 살 아이에게는 슈퍼 히어로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다른 누구에게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는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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