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다리인 강주아오대교와 제주도
세계 최대 다리인 강주아오대교와 제주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1.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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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논설위원

필자는 지난 3일부터 홍콩과 주하이(珠海), 마카오를 연결하는 총길이 55에 달하는 세계 최대 다리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橋, Hong Kong-Zhuhai-Macau Bridge)와 강주아오대교의 배후지역인 홍콩과 마카오를 방문했다.

강주아오대교를 방문한 이유는 1000억위안(16조원) 이상 SOC(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통해 제주도가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알아보기 위해서다.

강주아오대교는 지난해 10월 정식 개통이 되었으나 현재 이용하는 차량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는데 이는 이용 차량을 총 11000대로 한정하였기 때문이다. 안전을 고려하여 한정했다고 하는 데 일견 동의하지만 16조원 이상을 투자한 비용면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고육지책임은 틀림없었다.

중국은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홍콩, 광동성, 마카오를 하나로 연결하면서 이상적인 경제권을 만들고자 한다. 중국은 이를 웨강아오 대만구(Greater Bay Area) 발전계획이라 하면서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마카오다. 이유는 인구 60만명 정도로 제주와 비슷한데 세계 최대의 경제부국이기 때문이다.

마카오는 2017년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Power Parity)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이 96070달러로 세계 2위이며 2020년에는 12만달러로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매력평가는 GDP(국민총생산)를 단순 비교하지 않고 물가 수준을 반영하여 실질소득과 생활 수준을 반영한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런 마카오의 경제적 가치는 어떻게 창출되고 있고 이를 제주에 도입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은 마카오를 카지노의 왕국이라고 생각하고 경제적 가치가 대부분 카지노에서 나온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직접 보고 느낀 마카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차이가 컸다.

마카오의 경쟁력은 첫째 지역별 구분이다. 마카오는 구도심과 신도시 격인 타이파(Taipa)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구도심은 기존 문화와 전통을 고수하면서 발전시키고 타이파는 주로 호텔로 구성하여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이 해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관광산업의 메카라고 하는 라스베이거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비록 마카오의 베니치안 호텔, 파리지앵 호텔 등은 라스베이거스를 벤치마킹을 한 것이 한눈에 알 수 있지만, 많은 호텔을 하나로 연계하여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둘째 다양한 볼거리, 즉 엔터테인먼트다. 시티오브 드림스 호텔의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스튜디오시티 호텔의 배트맨 다크 플라이트등 호텔마다 특징 있는 공연으로 사람들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셋째 먹거리다. 세계 미식가의 가이드 북이라고 하는 미쉐린 추천 맛집도 여럿 있고 한식을 비롯한 세계 각국 음식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하다. 이런 경쟁력을 통해 마카오는 연간 32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필자는 마카오의 경쟁력을 보면서 과연 제주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자연과 공존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명확한 목표와 전략이 부재하므로 난개발이 일어나게 되고 이런 난개발은 제주의 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제주의 경쟁력도 만들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가 되는 것이다.

현재 제주에서는 제2공항 건설, 해저 터널 등 외부 방문객 유입을 증대하기 위한 인프라 건설이 이슈화되고 있다. 마카오의 경쟁력을 보면서 공항, 터널, 항만 건설 등 외부 접근성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제주의 근본적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프라가 제공되어도 제주의 가치가 없다면 방문객은 없을 것이고 이는 제주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는 한발 뒤에서 제주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숨 고르기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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